LF, 리복 이어 티피코시 재론칭…토탈 캐주얼 유니섹스 브랜드로 발돋움
헤드·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도 부활…기성세대부터 젊은층까지 열광
패션업계에 과거 브랜드 재론칭 붐이 일고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인기를 끌자 앞다퉈 브랜드 재론칭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1990년대 운영했던 자체 패션 브랜드 ‘티피코시’를 오는 17일 토탈 캐주얼 유니섹스 브랜드로 재론칭한다.
티피코시는 힙합, 레게, 락,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적인 요소를 접목한 패션으로 X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패션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김건모, 삐삐밴드 등 당대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가수들이 출연한 CF를 선보이며 당시 젊은 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와 관심을 받았다.
전국 210여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을 이어가던 티피코시는 당시 IMF와 경제위기를 겪으며 규모가 축소되면서 2008년 최종적으로 브랜드 전개를 철수했다.
하지만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Y2K(세기말) 패션이 유행하자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1990년대의 전성기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LF가 지난해 10월부터 공식적으로 수입유통을 시작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력 아이템인 ‘클럽 C 85’ 스니커즈는 출시 5개월 만에 5만족이 팔려 나갔다. 클럽 C 85는 클럽 챔피온이라는 의미를 담은 테니스 코트화로 1985년 처음 출시된 스니커즈 라인이다.
통상 패션업계서 1년에 10만족을 팔면 초대박이라고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또 ‘벡터 93 컬렉션’에서 나온 바람막이도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완판됐다.
LF는 리복의 국내 전개를 통해 남성복·여성복·액세서리·골프웨어에 이어 급성장하는 스포츠 웨어를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삼아 패션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리복의 상품 라이선스 및 국내 영업에 대한 권한을 획득한 만큼 홀세일(B2B) 및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의 유통망도 고객 타겟팅 최적화와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재정비할 예정이다.
코오롱FnC도 스포츠 브랜드 ‘헤드’를 3년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쳐 최근 다시 선보였다.
코오롱FnC는 지난 1981년 헤드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고 2009년 국내 판권을 인수해 브랜드를 전개하다가 2019년 판매한 중단한 브랜드다. 회사 측은 헤드의 강점을 강화해 라켓·스키 스포츠 브랜드로 육성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국내 패션기업 레이어는 90년대 유행했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판권을 사들여 다시 부활시켰다.
이처럼 패션업계가 과거 유행했던 브랜드를 다시 재론칭 하는 이유는 기성세대부터 젊은층까지 열광하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1990~2000년대 초반을 주름 잡았던 Y2K 패션 브랜드를 통해 옛 시절을 추억하고, 젊은 세대는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레트로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Y2K 패션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레트로 바람을 타고 과거 유행한 패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Y2K 감성을 더욱 자극하기 위한 업계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