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조 속한 '3박' 동반 부진하며 이주미 깜작 우승
"이번 우승 통해 많은 팬들 생겼으면 좋겠다" 소감 밝혀
투어 대회 강자 3명이 챔피언조에 속했으나 그 누구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우승컵은 극적으로 뒤집기에 성공한 이주미(28·골든블루)였다.
이주미는 16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적어내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이주미는 2위인 박현경(10언더파)을 2언더파로 제치고 투어 대회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앞선 조에서 라운딩을 펼쳐 먼저 경기를 마친 이주미는 마지막 조의 플레이가 끝난 뒤 우승을 확정하자 18번홀 그린 위로 올라왔고 동료 선수들의 물 세례 축하를 받으면서 승리를 만끽했다.
무려 148번째 출전 만에 이룬 첫 승이었다. 이는 경기별 최장 기간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값진 기록. 이 부문 역대 1위는 238번째 출전 만에 첫 승을 올린 안송이이며 박소연(167번째 대회), 윤채영(157번째 대회) 다음으로 이주미가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쉽지 않은 뒤집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종 라운드서 챔피언존에 속한 3명의 선수들 이름값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전날 순위에 따라 챔피언조에 속한 3명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시즌 개막전 우승자인 박지영이었고, 개인 통산 16승에 빛나는 박민지, 그리고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거둔 박현경이었는데 이들 가운데서 우승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다.
하지만 ‘3박’이 마지막 라운드서 정체하는 사이, 꾸준히 타수를 줄인 이주미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승부처는 17번홀이었다.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이주미는 뒤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던 단독 선두 박현경이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순위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18번홀에서 침착하게 2연속 버디에 성공, 자신의 힘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주미는 우승 확정 후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사실 최고 성적인 5위 안에만 들자는 생각이었는데 우승까지 이뤘다"라고 밝게 웃었다.
이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승하면 많이 울 줄 알았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난다"며 "16번 홀에서 스코어를 봤는데 갑자기 너무 떨리더라"라며 "투어 생활하면서 힘든 시기가 많았다. 그래도 부모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이번 우승을 통해 많은 팬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