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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으로 뒤숭숭한데 '민형배 복당'?…민주당의 딜레마


입력 2023.04.21 14:57 수정 2023.04.21 14:57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검수완박 위한 희생"…당내 공감대 형성

일각서는 "모든 일엔 때가 있다" 반대 의견도

당 지도부, 당초 논의 본격화하려 했으나 보류

1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재발 방지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꼼수 탈당' 논란을 불러 일으킨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고심 중이다. 당내에서는 민 의원이 검찰 개혁을 위해 희생했기 때문에 마땅히 복당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당의 도덕성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비판 여론을 더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상충하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민 의원은 1년 전인 지난해 4월 20일 '검수완박' 법안 처리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심사위원회 보임을 위해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달 말로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결자해지'하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도 민 의원이 탈당한 지 1년이 되자, 그를 복당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안민석·김용민·최강욱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0여명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법은 민주 시민사회의 오랜 숙원이었다. 민 의원은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검찰개혁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정치적 결단을 한 것"이라며 "민 의원의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도 검찰개혁에 저항하며 입법권에 도전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제대로 맞설 수 없었던 것"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민 의원은 탈당으로 인한 온갖 비난을 홀로 감내하고 있다. 당을 위한 희생에 이제 응답해야 한다. 민 의원을 더 이상 광야에 외롭게 두지 않았으면 한다"며 "민 의원이 조속히 복당해, 함께 손잡고 무도한 윤석열 정부에 맞서 우리와 함께 설 수 있도록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공식 요청 외에도 당내에는 민 의원 복당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민 의원 복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는 박 원내대표가 이날 공식석상에서 탈당 과정에 대해 사과하고 복당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돈봉투 의혹'의 파장이 확산하면서, 복당 논의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고 만나 민 의원 복당 논의 여부 질문에 "(논의가) 없었다"라고 답했다. 해당 의혹으로 가뜩이나 당 전반이 혼란스럽고, '꼼수 탈당'이라는 비판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부담을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의원은 이러한 점을 거론하면서 민 의원 복당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이 지금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응시하고 있다. 그 응시에 국민의 시선으로 화답해야 한다"며 "모든 일이 때가 있는 법이다. 경우에 맞지 않는 태도는 결국 우리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 의원 복당 문제도 마찬가지다. 조속한 복당이 아니라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 이후 민주당이 맞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사과해야 한다면 사과할 일이다. 제발 민주당이 지금 맞은 위기의 크기가 어떠한지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부패 정당, 내로남불 정당으로 낙인찍어 민주당과 국민을 갈라치기하려는 윤석열 정부와 국힘의 음모가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꼼수 탈당'으로 의회민주주의를 농락한 것도 모자라 검찰개혁 법 통과를 위한 정치적 결단이자 당을 위한 희생이라고 포장하는 모습에서 최소한의 염치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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