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큰손, 말레이시아 화교재벌 '레이싱홍그룹'
벤츠코리아 2대주주… 벤츠·포르쉐 딜러사 사실상 독점
자본력 바탕으로 시장 독식… 국내 럭셔리카 갈수록 활황
'삼각별'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사랑이 식을 줄 모르면서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기업 '레이 싱 홍 그룹'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2대주주이면서 벤츠, 포르쉐, 람보르기니의 국내 딜러사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서다.
국내 럭셔리카 시장이 해를 거듭할 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레이싱홍그룹의 곳간도 점점 두둑해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벤츠)는 전년에 이어 올해도 배당성향 100%를 유지했다. 벤츠가 지난해 국내 사업으로 거둔 당기순이익은 1778억5399만원으로, 당기순이익 전액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는 의미다.
눈여겨볼 점은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수입차인 벤츠의 순이익 절반이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 기업인 '레이싱홍 그룹' 손으로 들어간다는 데 있다. 벤츠의 지분을 독일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 AG가 51%, 레이싱홍 그룹 산하 딜러사인 스타오토홀딩스가 49%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순이익 1778억원의 51%인 906억원이 벤츠 독일 본사로, 49%인 871억원이 레이싱홍그룹으로 송금됐다는 의미다.
레이싱홍그룹은 홍콩에 본사를 둔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기업으로, 이 그룹의 국내 수입차 업계 영향력은 실로 대단한 수준이다. 한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한국의 수입차 딜러망은 레이싱홍그룹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레이싱홍그룹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출처는 벤츠코리아 뿐이 아니다. 레이싱홍그룹은 벤츠의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지분도 20% 갖고있다.
딜러사 쪽으로 눈을 돌리면 레이싱홍그룹의 포트폴리오는 더욱 화려하다. 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부터 스타자동차, 한성모터스, 포르쉐의 최대 딜러사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용산스포츠오토모빌, 람보르기니 독점 딜러사인 SQDA가 모두 레이싱홍그룹의 계열사다.
이에 따라 레이싱홍그룹이 지난해에만 벌어들인 수익은 벤츠코리아를 비롯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럭셔리카, 슈퍼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벤츠 뿐 아니라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역시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포르쉐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8963대를 판매해 1조207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람보르기니도 403대를 판매하면서 전세계 8번째 시장으로 올라섰다. 이에따라 포르쉐 딜러사인 SSCL은 지난해 328억 9894만원, 용산스포츠오토모빌은 3억712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람보르기니 딜러사인 SQDA도 46억9975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 때문에 레이싱홍그룹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수입차 업계와 수입차 딜러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 레이싱홍그룹은 국내에서 벤츠의 수입사이면서 동시에 딜러사인 지위를 이용해 지난 2013년 불공정 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불경기에도 국내 럭셔리 수입차 시장만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레이싱홍그룹의 곳간 역시 갈수록 두둑이 채워질 전망이다. 국내 1억원 이상 럭셔리카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9939대에서 지난해 6만5148대로 급증했다. 10년 사이에 5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정체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고소득 계층이 늘면서 럭셔리카 시장 만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2억을 넘기는 최고급 럭셔리카 성장성은 놀라울 정도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