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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제작으로 꾀하는 해외 진출…영리해지는 뮤지컬계


입력 2023.04.24 07:59 수정 2023.04.24 07:5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최근 뮤지컬 업계에서는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의 진출을 꾀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 아시아권에 머물던 해외 진출의 통로를 미국, 영국 등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CJ ENM

국내 뮤지컬 시장의 해외 진출 시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1997년 뮤지컬 ‘명성황후’는 아시아 작품으로는 최초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올렸고, 이후 2002년에는 영국 웨스트엔드, 2004년엔 캐나다 토론토에서 공연했다. 뮤지컬 ‘영웅’도 2009년 국내 초연 이후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이 공연들의 해외 진출은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매우 의미 있는 기록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상 공연 기간이 매우 짧아 상업 공연으로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고 보기엔 어려운 지점도 있다. 장기 공연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배경엔 ‘현지화의 실패’가 있었다.


이에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구호에 사로잡혀 있던 국내 제작자들은 이를 과감히 벗어던지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대표적으로 과거 국내 작품을 그대로 해외에 선보이거나, 한국 버전의 논레플리카 공연을 역수출시키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면, 이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모델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뮤지컬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공동 제작’이다. 이미 CJ ENM은 이 같은 방식으로 브로드웨이 진출 방식의 스펙트럼을 넓혀준 성공사례를 써왔다. 앞서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토니상과 올리비에상을 휩쓸고 런던 웨스트엔드에까지 성공적으로 안착한 ‘킹키부츠’는 CJ ENM이 제작단계부터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 높은 화제성을 보이며 막을 내린 뮤지컬 ‘물랑루즈!’ 역시 CJ ENM이 공동 프로듀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개막 이후 토니어워즈 10관왕을 비롯해 미국, 영국 시상식에서 36개의 상을 휩쓴 작품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 작품으로는 해외 제작사들과 공동 제작해 지난 2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하고 올해 8월부터 시카고를 시작으로 북미 순회공연을 앞둔 뮤지컬 ‘MJ 더 뮤지컬’도 있다.


CJ NEM의 글로벌 공동제작의 성공 사례들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해외 현지 제작자와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해외공동제작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지난 2021년 제작사 26곳이 모여 출범한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는 브로드웨이리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해외 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다지고 있다.


앞서 10여년간 뮤지컬계는 해외 진출과 후퇴를 반복하면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축적해 왔다. 이번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의 브로드웨이리그 파트너십 역시, 수차례 해외의 문을 두드리면서 경험을 쌓아온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프로듀서가 주축이 돼 이뤄졌다. 신 대표는 브로드웨이 진출의 높은 허들을 몸소 겪은 인물이기도 하다. 2009년 ‘드림 걸즈’를 시작으로 2014년 ‘할러 이프 야 히어 미’, 2014년 ‘닥터 지바고’까지 브로드웨이 문을 두드렸고, 값진 실패를 경험으로 최근에는 ‘위대한 개츠비’를 10월 공연 예정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국내 뮤지컬 시장은 제작비가 높아진 상황에서 수익성을 고려하려면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거 해외 진출이 ‘시도’에 그쳤다면 이젠 ‘성과’를 내야 할 시기”라면서 “다행인 건 최근 들어 한류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형성되어 있다. 이런 관심을 바탕으로 공동 제작을 통해 경험치를 쌓고, 더 이후에는 국내 제작자들의 독자적 진출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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