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1분기 전반적으로 호실적 예상
전세계 공항 인력난… "일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
2분기 비수기 진입, 성수기 전 인력 정상화 시급
"뜨고 내리는 항공기가 많아질 수록 공항 조업 인력이 뒷받침돼줘야 차질이 없는데, 이대로면 항공사들도 운항 편수를 무작정 늘리기가 어렵습니다. 공항 인력난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한 항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시장 위축에 떠나간 공항 인력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3년간의 고난 끝에 올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던 항공업계는 공항 인력난으로 때아닌 암초를 만났다.
지상조업사들이 서둘러 채용을 확대하는 가운데 비수기에 접어든 2분기 내 공항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항공사들의 회복 속도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지상조업사인 한국공항, 아시아나에어포트, 샤프에이에이션케이, 스위스포트코리아, 제이에이에스 등은 인력 채용에 한창이다. 올 1월 채용을 실시한 대한항공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오는 26일부터 신입 직원이 입사하고, 이외 4사는 현재 채용을 진행 중이다.
정부도 나서서 항공 일자리 채용 행사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이달부터 매달 전국 주요 공항에서 '상주기업 채용의 날' 행사를 열고 지상조업, 기내식 세팅 등 분야 채용을 지원한다. 실제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인천공항에서 열린 해당 행사에서는 174명이 현장 채용 됐다.
정부까지 나서서 인력 채용에 앞장서는 것은 현재 항공업계에 불어닥친 인력난 때문이다. 특히 난항을 겪는 것은 지상조업이다. 항공사와 지상조업사 모두 항공수요 회복에 대비해 일찍이 채용을 시작했지만, 항공사 대비 처우가 열악한 지상 조업 인력 충원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서다.
지상조업은 항공기 급유 및 견인, 수하물 분류 및 상하역, 항공기 지원 장비 운용 등을 담당한다. 수하물 분류와 적재, 하역 업무만 생각하더라도 항공기 한 대가 뜨고 내릴때마다 필수적으로 이뤄져야하는 일이다.
실제 공항 지상조업 인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상조업사인 한국공항과 아시아나에어포트의 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총 4345명으로, 3년 전과 비교해 15% 이상 줄었다. 규모가 큰 양대 조업사 대비 임금을 적게 지급할 수 밖에 없는 중소 조업사의 경우엔 채용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만 해도 지상조업 인력이 코로나19 전과 비교해서 3000명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며 "항공편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임금과 업무량에 불만이 높아진 기존 인력까지 빠져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적 회복에 올라탄 항공업계도 내심 조바심을 내고 있다. 1분기 기준 60% 수준까지 올라온 국제선 운항 회복률이 때아닌 인력난에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기존 정부는 올해 9월까지 국제선 운항횟수를 2019년의 90% 수준까지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항공업계 비수기인 2분기 동안 조업 인력 정상화가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6~9월 하계 성수기가 다가오는 만큼 정부가 구인난 해결에 앞장서고, 실질적인 처우 개선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조업 인력 부족 문제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다. 해외 공항에서도 급격한 회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라며 "항공사들의 노선 증편만 이뤄져서는 항공업계가 회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비수기 동안 공항 인력 정상화가 이뤄져야 성수기에 진입했을 때 항공사들도 차질 없이 운항편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