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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탑 ‘전 멤버’ 캡에겐 없었던, 리더의 품격 [기자수첩-연예]


입력 2023.05.14 07:30 수정 2023.05.14 07:3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캡 "틴탑서 탈퇴하려고 일부러 사고쳤다"

7월 완전체 컴백에 재뿌려...4인 체제 컴백 논의

“원래 생각은 탈퇴였다. (사고를 치면)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룹 틴탑의 리더 캡은 팀에서의 탈퇴를 ‘목표’로 사고를 쳤다. 예상대로 소속사는 캡의 탈퇴와 전속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사실상 그의 목표가 이뤄진 셈이다. 그 과정에서 리더로서의 책임감, 품격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 역시 논란이 있은 후 SNS에 “제 자신만을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캡은 지난 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담배는 피우지 말아 달라’는 팬의 요구에 욕설을 하며 컴백을 한다고 하니 이제야 자신의 행동에 간섭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틴탑 컴백을 원하지 않는다, 카페라 앞에 서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 활동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물론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면 누구도 캡에게 활동을 강요할 순 없다. 그런데 활동을 멈추는 방법이 과연 이런 방법뿐이었을지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틴탑은 그룹 신화 멤버 앤디가 제작한 그룹으로 2010년 데뷔한 이후 ‘향수 뿌리지마’ ‘긴 생머리 그녀’ 등의 곡으로 활동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재재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코너 ‘숨어서 듣는 명곡’(숨듣명) 등을 통해 ‘향수 뿌리지마’가 재조명되고, 지난 3월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면서 또 한 번 주목을 끌었다.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틴탑은 유재석의 ‘최애 그룹’으로 지명되면서 컴백에 힘이 실렸고, 그 결실을 오는 7월 완전체 신곡 발표로 맺게 됐다.


때문에 이번 캡의 발언은 ‘다 된 밥에 재뿌렸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팀에 대한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태도는 팬들의 실망을 샀다. 함께 컴백을 준비하면서 다른 멤버들에게 이번 활동이 얼마나 중요하고, 기다려왔던 순간인지 분명 인지했을 텐데 말이다. 다행히 나머지 멤버 천지와 니엘, 리키, 창조 4인은 예정대로 컴백을 하게 됐지만 적절하지 못했던 리더의 이탈은 이들에게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


특히나 캡의 행동은 비슷한 시기 데뷔한 그룹 인피니트의 리더 김성규와 비교되면서 팬들의 실망을 더 키웠다. 현재 인피니트 멤버들은 각자 다른 소속사에 몸담고 있다. 그런 멤버들이 모일 곳을 만든 것은 리더 김성규의 선택이었다. 그는 최근 인피니트 컴퍼니를 세우고 팀의 상표권까지 전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로부터 양도받았다. 이에 따라 인피니트 멤버 김성규, 장동우, 남우현, 이성열, 엘, 이성종 등 6명은 추후 인피니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은 물론 콘서트 때 옛 히트곡을 부르거나, 관련 굿즈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김성규는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내게 인피니트는 가족이고,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말했고, 솔로 활동 당시에도 “솔로 활동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인피니트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동생들과 어렵게 일궈온 팀에 대한 책임감과 존중이 담긴 말들이다. 김성규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팀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있었다면 캡의 퇴장이 지금처럼 불명예스럽진 않았을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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