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의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몰래 빼내 중국으로 도피한 중국인 엔지니어가 기소됐다. 해당 엔지니어는 현재 중국의 자율주행차 기업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중 기술분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6일(현지시간) 중국 국적의 전직 애플 엔지니어인 왕 웨이바오를 기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애플 재직 당시 자율주행차 기술과 관련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소스코드가 포함된 수천 건의 문서를 훔친 혐의로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기소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왕은 2016년 3월부터 애플 엔지니어로 일했다. 이듬해 중국 자율주행차 개발 기업인 컴퍼니원의 미국 내 자회사로부터 일자리를 제안받고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애플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4개월 더 재직하다가 훔친 문서를 들고 중국으로 도피했다.
미 법무부는 왕이 애플에서 사직하기 전 며칠 동안 방대한 양의 민감한 독점·기밀 정보에 접근한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미 당국은 2018년 왕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애플에서 유출한 대량의 데이터를 발견했다. 왕은 압수수색 당일 중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자율주행차 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미 법무부는 추정하고 있다.
애플은 이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미 캘리포니아 검찰은 자동 제조장비인 '스마트' 소프트웨어에 사용되는 소스코드를 훔친 혐의로 중국인 리리밍을 체포하고 기소했다. 그는 중국에서 사업을 구축하기 위해 자신이 일하던 업체에서 영업기밀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검찰은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에 사용되는 물질을 이란에 제공하기 위해 제재대상인 중국 기업을 이용하는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또다른 중국인 차오샹장 을 기소했다. 차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로켓 노즐과 재진입체 노즈 팁의 제조에 사용되는 화합물인 등압성 흑연의 이란 공급을 도왔으며 중국으로 도피한 상태라고 미 법무부는 설명했다.
그는 유령회사 명의로 미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자신이 일하던 중국 회사의 신원을 숨기기도 하는 등 치밀한 범행수업을 보였다.이 과정에서 그는 미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1만 5000달러(약 2010만원)를 챙겼다. 매슈 올슨 법무부 국가안보 차관보는 "이번 기소는 민감한 기술이 중국 등 외국 적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며 "권위주의 정권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전 세계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자 미국 법을 위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