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사퇴 의사 없다" 재차 확인
탈당설 일단 부인했지만, 여지 남겨놔
대구·경북 최경환·우병우 등 움직임 주목
지역 민심에 따라 무소속 출마 가능성
당 윤리위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방송 인터뷰를 통해 공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징계에 대한 재심청구 등 법적 대응 의사는 없으며, 최고위원직 사퇴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도 일단 선을 그었다. 최고위원에서 물러난 뒤 자숙 기간을 보내고 있는 태영호 전 최고위원과는 다른 행보다.
23일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을 사퇴하는 것 자체가 나의 징계를 반대하는 분들 또는 나를 최다 득표로 뽑아준 분들의 생각을 그냥 꺾어버리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며 "징계 자체에 대해 분명히 나 스스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 때문에 물러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징계에 대한 불복 절차는 밟지 않을 생각이다. 김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남기로 한 상태에서 당의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가서 소송으로 올리는 것은 그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법심사에 당내 문제를 올려서 끌고가봤자 결국 당 전체에 해를 끼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면서도 여지는 남겨뒀다. 그는 "당에 들어와 활동한 20년 동안 5번 공천에 탈락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은 없다"면서도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알겠느냐. 미리 예단하고 무소속 출마니 뭐니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 얘기는 잘못'이라기보다 '미리 예단할 수 없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한 자리에서는 "yesterday is story, today is present, tomorrow is mistery(어제는 이야기, 오늘은 현재, 내일은 미스터리)"라며 "내일의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고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는 분위기다. 김 최고위원의 공천을 봉쇄하는 당원권 정지 1년 징계가 감경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징계가 결정된 이후에도 대구·경북 등 지역에서 지지자들과 만나는 김 최고위원의 모습이 이미 몇 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김 최고위원의 징계를 취소하거나 줄여줄 특별한 사유가 없고, 중도확장이라는 김기현 지도부의 방향성과도 맞지 않다"며 "출마를 강행한다면 결국 당과 결별 후 무소속으로 나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김 최고위원이 정치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결국은 출마를 할 것"이라며 "대구 지역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정치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일련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김 최고위원이 결정을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