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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의 경고 “5년 후 기후, 예측조차 못 한다” [1.5℃ 공포③]


입력 2023.06.09 07:00 수정 2023.06.09 07:0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향후 5년 내 산업화 이전보다 1.5℃↑

하반기 ‘엘니뇨’로 기록적 고온 전망

국경 초월한 기후재난 피해 예고

“지구 온도 ‘미지의 영역’으로 갈 것”

지난해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수십년 만에 최장 기간 가뭄이 지속하면서 야생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뉴시스

“엘니뇨 현상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결합해 지구의 온도를 ‘미지의 영역’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


5년 안에 지구 기온이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1.5℃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66%에 달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엘니뇨가 지구 기온 상승을 부추기고 인류 삶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경고와 함께.


유엔(UN)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 17일 발표한 지구기후변화 보고서를 통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 폭이 1.5℃에 도달할 확률이 66%라고 밝혔다.


1.5℃는 2018년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 채택한 ‘지구 온난화 1.5℃ 특별보고서(이하 보고서)’에 나오는 지구 기온 상승 제한선이다. 애초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체결한 기후변화협약 당시 제한선 2.0℃보다 0.5℃ 낮춘 기준이다.


IPCC는 6000여 건에 달하는 전문가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현재 온난화 현황과 전망, 인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목표(1.5℃)를 설정했다.


이번 WMO 발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지구 기온은 온실가스와 엘니뇨 현상으로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WMO는 “향후 5년 중 지구 기온이 기상 관측 기록 사상 가장 더웠던 2016년보다 더 더울 가능성은 98%”라고 밝혔다. 사실상 5년 안에 관측 사상 가장 더운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의미다.


앞으로 5년 동안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점 기준인 1850~1900년 평균보다 1.1~1.8℃가량 더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5년간 지구 평균 기온이 지난 5년보다 더 높을 확률 역시 98%였다.


지구 기온 상승은 엘니뇨 현상과 관계가 깊다. WMO는 지난달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3년 넘게 지속하던 라니냐가 올해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하반기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엘니뇨는 그 반대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해마다 이상 고온으로 많은 인구가 피해를 겪고 있다. 사진은 인도 인디게이트 모습. ⓒ세계기상기구
지구 곳곳 홍수·가뭄 극단 상황 이어질 수도


WMO는 엘니뇨 발생으로 기록적인 고온을 전망하고 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 현상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결합해 지구의 온도를 ‘미지의 영역’으로 밀어 넣을 것”이라며 “이는 인류의 건강과 식량 안보, 물관리 및 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WMO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공개한 연례 기후 보고서(2022년 지구 기후 현황)에서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으로 전 세계 빙하 두께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0월 사이 평균 1.3m 이상 줄었다고 했다. 스위스에서는 2021년과 2022년 사이 빙하 면적 약 6%가 감소했다. 2001년과 비교하면 3분의 1이 사라졌다.


남극 대륙 해빙(바다를 떠다니는 빙하)은 지난 2월일 기준 191만㎢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관측 사상 가장 작은 면적이다.


해수면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 10년(2013~2022) 동안 연평균 4.6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공위성 관측을 시작한 10년(1993~2002년) 동안의 연평균 상승 폭 2.27㎜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북극의 가열 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높은 것도 문제다. WMO는 “1991~2020년 평균 기온과 비교할 때 2023~2027년의 5~9월 사이 사헬과 북부 유럽, 알래스카, 북부 시베리아의 예상 강수량이 증가하고 반대로 아마존과 호주 일부 지역에서는 강우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관측될 것”으로 내다봤다.


IPCC는 “지구 온난화가 증가할 때마다 평균 기후와 극한 현상의 지역적 변화는 더 광범위해지고 뚜렷해진다”며 1.5℃ 상승 때 3억 5000만 명의 도시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그 이상 진행되면 국경을 초월한 기후재난으로 극심한 경제·사회적 피해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달아오르는 지구 못 막으면 ‘제2의 코로나’ 온다 [1.5℃ 공포④]…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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