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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기기 신호탄' 애플 비전 프로에 韓 전자부품업계 기대감 ↑


입력 2023.06.13 06:00 수정 2023.06.13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애플 MR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 계기

상용화 더디지만 XR 시장 활성화 전망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빨라질 것으로

애플 모델이 비전 프로를 착용한 모습. ⓒ애플

애플이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공개하면서 국내 전자부품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이 9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디바이스 '비전 프로' 공급망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국내 전자부품 기업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새로운 시장 수혜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발표한 비전 프로에는 총 외부·내부 디스플레이와 함께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가 탑재됐다. 애플 비전 프로의 부품 중 가장 핵심인 내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일본 소니가 공급을 맡았지만, 동시에 한국 기업들 역시 디스플레이, 센서, 반도체 패키징 기판 등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비전 프로는 기타 MR 헤드셋과 달리 외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해당 품목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면 크기 5.99인치의 OLED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주요 협력사라는 점에서 향후 애플 차기 제품의 내부 디스플레이 공급 가능성도 관심 여부다.


또한 비전 프로에는 공간과 거리, 동작 등을 인식하기 위한 카메라 및 센서가 들어갔는데, 이중 비행 시간 거리 측정(ToF·Time of Flight) 모듈은 LG이노텍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ToF는 피사체에 광원을 쏜 후 되돌아오는 시간이나 변형 정도를 측정해 거리·입체감 등을 파악하는 부품으로, 애플이 ToF를 탑재한 것은 2020년 아이폰12부터다.


LG이노텍 역시 광학솔루션에 있어 애플의 최대 협력사 중 한 곳이다. 다만 이번 비전 프로와 관련해 LG이노텍은 카메라 대신 ToF만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비전 프로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M2에 공급되는 반도체 패키징 기판(FC-BGA)은 삼성전기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애플 비전 프로 출시와 관련해 국내 부품업계가 긴밀히 협업하고 있지만 첫 제품인만큼 3499억달러(한화 약 460만원)에 달하는 높은 비용으로 인해 실수요는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플은 내년 '비전 프로' 판매량을 90만대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업계는 비현실적인 가격 문제로 인해 20~3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저가형 M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경쟁 제품보다 7배나 비싼 가격으로는 미래를 가질 수 없다. 애플은 이미 더 많은 유닛을 판매하는 데 도움이 될 더 저렴한 버전의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에선 국내 전자부품산업에 비전 프로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상용화가 더딘 측면이 있지만, 관련 시장 형성과 관련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번 비전 프로가 단순히 당장 출하량을 넘어 XR(확장현실) 기기 시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스플레이 업계는 특히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월 마이크로 OLED 개발을 발표한 뒤 연말에 관련 개발 연구조직을 갖췄다. 지난달에는 미국 마이크로 OLED업체인 이미진(eMAgin)을 2억1800만달러(한화 약 29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설계는 LX세미콘과, 웨이퍼 가공은 SK하이닉스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비전 프로가 일반 소비자 대상이 아닌 B2B(기업간 거래)용으로 보인다"며 "비전 프로 출시를 계기로 XR 기기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VR 대비 AR이 부상하겠지만 대중화를 위해선 스마트폰에 차별되는 활용도, 휴대성과 디자인, 가격 등에 대한 고민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2025년 출시 전망되는 2세대 제품도 헤드셋 형태를 유지하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을 겨냥해 가격을 낮춘 보급형으로 출시하고, 2026년 3세대 제품은 글라스 기반 AR 기기로서 대중화를 시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헤드셋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지난해 9억4200만 달러(약 1조2300억원)에서 2025년 73억 달러(약 9조5119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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