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체포안 부결에 '한동훈' 책임론?…민주당서도 커지는 후폭풍 우려


입력 2023.06.13 15:00 수정 2023.06.13 15:01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한동훈 "돈봉투 지목 20인 캐스팅보트" 발언

박성준 "검찰 탄압이 방어 기제로 작용한 것"

고민정 "韓, 野의원들 잠재적 범죄자 취급"

'방탄 우려'에 불만↑…이재명 책임론 재부상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마친 뒤 의석으로 이동하고 았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의 원인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목되고 있다.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아 민주당을 탈당한 두 의원을 향한 발언 중 다른 의원들을 언급한 부분이 도발로 받아들여지면서 마음이 움직였단 얘기다. 다만 이와 함께 방탄을 형성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여론의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돈봉투 사건을 향한 여론 악화가 불 보듯 뻔한 만큼 이를 대체할만한 쇄신 등을 통해 당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13일 CBS라디오에 나와 윤·만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전혀 예상을 못 했다"면서도 "검찰의 야당 탄압이 오히려 민주당의 분열적 요소를 막아주는 방어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전날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 의원 체포동의안을 재석 293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45명 기권 9명으로 부결시켰다.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석 293명 중 찬성 132명 반대 155명 기권 6명으로 부결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부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이 '방탄'을 굳건히 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 특권 폐지 공약이 새빨간 거짓말인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민주당의 도덕 상실은 이제 구제불능 수준"이라고 소리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부결로 인해 쏟아지는 비판을 한 장관의 발언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전날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한 장관은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언급하며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게 된다. 그 20명의 표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며 "돈봉투를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발언했다. 앞선 박 의원의 발언도 한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당내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의미다.


이어 박 의원은 이번 표결 결과를 놓고 비명(비이재명)계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에 "윤석열 정권의 퇴행적 정치 행태가 오히려 민주당을 분열보다는 통합시키는 계기의 방어 기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당되는 순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은 비명 의원들도 잘 아는 사실"이라고 말하며, 이번 사태로 당이 재결집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고민정 의원도 지난 12일 저녁 CBS라디오에 나와 한 장관의 체포동의안 설명 발언을 지적하며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의 선을 넘어선 것으로 다분히 감정적인 발언이었다"며 "20명은 어떤 사람이 들어가느냐, 170명 가까운 의원들을 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 셈이 되는 것"이라며 한 장관 발언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한 장관의 가벼운 말들이 지적을 많이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는 걸 보면 앞으로도 그런 감정적 발언들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이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지지율을) 끌어내려지고 있는 형국이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한 장관이 현 정권에 '리스크'가 된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하지만 이번 부결 사태로 인한 후폭풍을 걱정하는 당내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 대표의 몽니로 혁신위원회 출범이 벽에 막힌 상황에서 '도덕불감증'이나 '방탄 정당'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당을 향한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단 우려에서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혁신과 민주당 내 도덕불감증을 자정해 보자는 의식 있는 목소리가 당 안에서 많이 나오고 있음에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당내 분위기를 여쭤볼 때 가결시키겠다던 분들은 다 어디 가고 이렇게 부결표가 쏟아졌는지 좀 충격적이면서 당에 좀 많이 실망을 한 하루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재차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 의원들이 각 의원들을 지원했으니 이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당을 안정화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최근 돈 봉투 사건 등에 대해 당이 보여준 온정주의적 태도에 국민들로부터 도덕적 문제가 제기됐고,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비해서 도덕성에서도 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온다"며 "이런 부분을 이 대표가 스스로 나서서 리더십을 회복해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취에 대한 문제들이 훨씬 더 눈덩이처럼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4·7 재보궐 패배하고, 대선 패배하고, 지선 패배하고 연속으로 3개의 큰 선거에서 패배했고 이 대표 체제가 들어왔다"며 "1년이 지났는데 이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더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지금 받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