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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충당금 두 배 '껑충'…비용 부담 '숙제'


입력 2023.06.14 11:08 수정 2023.06.14 11:17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1분기 추가 적립만 2천억 육박

실적 '걸림돌'…돌파구 '고심'

인터넷전문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이 앞으로 생길 손실에 대비해 올해 들어 새로 쌓은 대손충당금이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 신용대출을 확대한 가운데, 상환 여력이 부족해진 차주들이 많아지면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중저신용 비중을 꾸준히 늘려야하는 인터넷은행업계에서는 과도한 충당금 부담이 새로운 비용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에 추가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1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6%(1087억원)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기업이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채권 규모를 추정, 손실에 대비하고자 쌓아 둔 적립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빌려준 돈 중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을 대손충당금으로 구분해 둔다.


인터넷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많게는 전년 동기 대비 3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가 1분기에 쌓은 대손충당금이 760억원으로 같은 기간 224.8% 늘었다. 케이뱅크는 200.5%(401억원) 늘어난 601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확보했고, 카카오뱅크가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510억원으로 45.7%(160억원) 불었다.


대손충당금, 지급보증충당금 등을 비롯해 이들 은행이 적립한 올해 1분기 충당금전입액은 1936억원으로 141.4%(1134억원) 증가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더 많은 충당금을 쌓은 이유는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과 약속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중저신용 대출 공급을 늘린 반면, 금리상승기 취약차주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올해 3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04%로 전년 동기 대비 1.00%포인트(p) 치솟았다. 케이뱅크 NPL비율은 0.94%로 0.30%p, 카카오뱅크의 NPL비율은 0.43%로 0.18%p 올랐다. NPL비율은은 연체가 3개월 넘은 부실채권 비율을 뜻한다.


연체율의 경우 토스뱅크가 1.32%로 1.28%p 올랐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0.48%에서 0.82%로, 카카오뱅크는 0.26%에서 0.58%로 상승했다.


이렇게 늘린 대손충당금은 비용 부담을 키워 실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회계처리를 할 때 비용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은행의 이익 지표에 영향을 끼친다. 대손충당금이 늘어날수록 비용이 커지고, 이익 지표가 나빠지는 구조다.


케이뱅크의 1분기 충당금적립전이익은 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억원 늘었지만, 충당금을 빼고 난 당기순이익은 104억원으로 같은 기간 오히려 141억원 줄었다. 토스뱅크 역시 충당금적립전이익은 492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충당금을 뺀 당기순손실은 280억원으로 적자지속했다.


특히 올해도 지난해보다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해야하는 인터넷은행 입장으로서는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올해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연체율은 올라가고 충당금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대신 리스크가 적은 담보 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건전성, 비용 지표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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