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예과·본과 합쳐지나…교육부, '6년 통합 커리큘럼' 검토

예과 2년·본과 4년 합치는 안 구상中…본과 치중된 수업 부담 분산 효과

교육부.ⓒ연합뉴스

교육부가 현재 예과 2년·본과 4년으로 구분된 의과대학 커리큘럼을 통합하는 의대 학제 개편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의대 학제 개편과 관련된 정책연구를 발주하고 교양과목을 주로 가르치는 예과와 의학수업을 주로 하는 본과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본과생이 주로 배웠던 실습을 예과생에게 확대하고, 예과생이 주로 배웠던 교양수업은 전 학년에 걸쳐 골고루 수강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의대생들은 입학 후 2년간 예과에서 자연과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교양강의를 듣고 이후 4년간은 본과에서 해부학·생화학·병리학 등 본격적인 의학 수업을 듣는다. 문제는 본과 4년간 수강하는 학습량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병원들이 수련의(인턴)·전공의(레지던트) 선발에 예과 성적을 활용하지 않다 보니 예과 교육과정은 느슨하게 운영되는 반면 본과에서는 학업을 하며 국가고시도 준비해야 해 학습·수업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의료계에서도 예과와 본과를 합친 통합 커리큘럼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예과와 본과 구분없이 6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당장 일본만 해도 통합 커리큘럼을 운영 중이며 고등학교 졸업자를 의대 신입생으로 선발하는 주요 선진국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의대 커리큘럼 통합을 위해서는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의대 수업연한을 '예과 2년, 본과 4년'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에서 건의가 있어 정책연구를 시행 중인데 학생·학부모 의견 수렴도 필요해 연구진에 이런 부분을 요청해놓은 상황"이라며 "시행령 개정 등 관련 절차가 모두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이르면 2025학년도부터 적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커리큘럼이 통합되면 기존의 예과에서 하던 인문사회교육이 더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본과 교육과 교양 교육이 합쳐지면 해부학이나 병리학 등을 공부하느라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덜한 교양 교육에 노력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