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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차 보급은 선택 아닌 의무”…한계·문제점 미리 살펴야 [저공해차 시대④]


입력 2023.06.27 07:00 수정 2023.06.27 07:0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국내 무공해차 누적 보급 50만 대 육박

전기·수소차 2030년까지 450만 대 확대

환경부, 수소 상용차 확대도 속도↑

폐배터리 등 예상되는 문제 대비해야

서울 강남구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 충전 중인 차량들. ⓒ연합뉴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무공해차(전기·수소차) 보급률은 49만7000대다. 친환경 차량으로 분류하는 하이브리드차까지 포함할 경우159만대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37.2% 늘어난 수치로 전체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2231만3000대) 대비 6.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지난해와 비교해 68.4% 급증했고, 수소차 또한 52.7% 늘어난 것을 보면 무공해차는 자동차 소비 시장에서 대세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공해차 보급이 급증한 것은 소비자 선택이 가장 주요했다. 기후 위기 시대 내연기관이 유발하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한 소비자들은 착한 소비와 함께 저렴한 경제성까지 고려해 무공해차를 선택한다.


정책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환경부를 비롯한 정책 당국은 무공해차 보급을 위해 기본 설비부터 차량 구매보조금까지 직·간접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연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정부의 무공해차 보급 노력은 의무를 넘어 필수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정책관은 “무공해차 대중화 시대 개막을 위한 핵심은 충전 인프라 구축으로,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편리한 충전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민간 충전시장 활성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프라 확대와 함께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수년 후 발생하게 될 폐배터리 문제 등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중요하다. 최근 정부가 폐배터리와 같은 경제성이 있는 자원에 대해서는 폐기물 규제를 면제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민간에서도 수명이 다한 배터리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ESG 선도기업 수소 통근버스 전환 업무협약식에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최종진 포스코이엔씨 부사장, 김윤욱 SK하이닉스 부사장,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무공해차 보급과 관련한 박 정책관과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 5월 기준 무공해차 보급률이 50만 대에 육박한다. 무공해차 증가 요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A. 국내외 정책 동향에 따라 무공해차 보급을 위한 정부 재정·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민간기업은 무공해차 성능 개선과 함께 다양한 차종 개발 등을 추진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더불어 국민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뒷받침돼 무공해차를 선택하는 분들이 늘어났다.


국제적으로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무공해차 보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하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2035년까지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3.5t 이하 버스 또는 화물차)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도 2032년 승용차 등 경량차 신차 판매량 가운데 무공해차 비중을 67%로 설정했다.


우리나라도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2030년까지 450만대로 확정했다.


Q. 무공해차 보급 핵심 가운데 하나가 충전 인프라다. 환경부가 추진해 온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노력을 소개해 달라.


A. 정부는 전기차 이용자 충전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5월 현재 전기차 충전기는 총 24만1000기를 보급했다. 충전기 1기당 전기차 1.9대 수준이다.


올해부터는 전기차 사용자가 2~3시간 머무르는 마트, 영화관, 체육시설 등에 중속 충전기(30kW급)를 신규로 지원하고 있다.


민간사업자는 전기자동차 제작사가 충전시설을 설치·운영할 경우 전기차 보급실적으로 인정해 민간에서도 자체적으로 충전시설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왔다.


나아가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전기 충전기 의무 설치 비율을 2025년까지 기존 5%에서 10%로 상향하고, 이후 전기차 보급 추이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Q. 전기차 충전 시설이 고장 나거나 이용이 불편한 경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A. 환경부는 전기차 충전기 고장과 이용 불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콜센터를 운영해 왔다. 충전사업자가 환경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충전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고장신고 또는 기타 이용 문의를 위한 24시간 민원 응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무화 했다.


올해부터는 모든 충전기의 이용 불편을 신고할 수 있는 불편민원 신고센터를 추가해 더욱 신속하게 충전사업자가 충전기를 유지·보수하도록 조치 중이다.


Q. 전기차 충전 구역에 불법 주차하거나 완충 후에도 차량을 방치해 문제가 되고 있다. 어떤 방안을 고민 중이신가?


A. 관련법에 따라 충전 구역 내 충전방해 행위를 할 경우 2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따라서 충전이 완료된 경우 문자로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앞으로 관련법에 따라 충전 가능 시간(급속 1시간, 완속 14시간)을 초과한 경우 충전시설 점거 수수료를 충전요금에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Q.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 보급이 더디다. 수소차 보급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A. 현재까지 보급된 수소차는 약 3만 대 정도다. 보급 실적이 매년 늘어 지난해는 처음으로 1만 대를 넘어섰다.


국제적으로 수소차 보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EU 경우 2030년까지 도로에 수소충전소를 일정 거리마다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우리도 이런 흐름에 맞춰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고, 이를 위해 수소충전소 확충, 수소차에 대한 인식 개선 등 수소차 보급 여건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Q. 최근 환경부가 수소 상용차 확대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향후 수소 상용차에 정책 방향을 묻고 싶다.


A. 수소차는 버스, 화물차 등 대형 상용차 중심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도 대형 상용차는 동력계통이 상대적으로 가볍고,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길며, 충전 시간이 15~20분 내외로 짧은 수소차 중심으로 전환해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올해 3월 ‘수소 상용차 보급 지원단’을 출범해 현장 중심 보급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12개 지방자치단체, 7개 운수사, 7개 기업과 수소 통근버스 전환 협약도 맺었다. 서울시와 수소 공항버스 전환을 위해 손을 잡았고, 강원도 및 5개 원주 혁신도시 공공기관과 수소 버스 활용 확대를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앞으로 수소 상용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수소 화물차, 청소차 등 다양한 차종에 대한 수요를 발굴하고, 대형 수소 상용차 충전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박연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Q. 수소충전소 확대를 위한 환경부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환경부는 수소충전소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입지규제를 개선하는 등 노력해 왔다. 그 결과 2020년 70기에서 2022년 누적 229기를 구축하는 성과를 올렸다.


앞으로는 차고지·환승센터 등에 충전소를 확대하고, 그린 수소, 액화수소 등 수소 생산·유통과 연계된 다양한 충전소를 구축해 2025년까지 450기, 2030년까지 660기의 수소충전소를 전국에 보급할 계획이다.


Q.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청정수소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A.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레이 수소’는 석유화학 공정 부산물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반면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되는 그린 수소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현재는 경제성, 기술력 등을 이유로 대부분 그레이 수소를 생산하지만, 앞으로는 그린 수소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환경부도 그린 수소를 포함한 청정 수소 생산 확대를 위해 수력발전소를 이용하거나, 음식물쓰레기 등에서 발생한 바이오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청정수소 생산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성남정수장 수력 발전시설을 활용한 그린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바이오가스생산시설에서 수소를 만드는 시설도 충남 보령시와 충북 청주시에 각각 건립할 계획이다.


Q. 무공해차 보급 확대를 위해 환경부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간략히 소개한다면?


A. 우선 무공해차 공급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차량 제조사에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보급 목표는 해마다 증가 추세며, 올해부터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저공해자동차 보급 기여금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신규로 차량을 구매·임차할 때 무공해차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조처로 전년 대비 의무 구매 목표를 달성한 공공기관 비율이 2021년 83.7%에서 지난해 92%로 상승했다.


이 밖에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을 진행 중이다. K-EV100은 자발적으로 무공해차 전환에 참여한 기업이 2030년까지 보유 또는 임차하는 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할 것을 공개 선언하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캠페인이다. 지난달 기준 36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 기업에는 금융사 금리 우대, 제조사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한다.


Q. 끝으로 무공해차 정책 관련 국민에게 전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A. 무공해차 보급 확대는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가야 하는 길’이다.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30년까지 무공해차 450만 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국민 여러분도 기존 내연기관차를 무공해차로 전환하는 개인 선택이 우리나라 대기질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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