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매출 기준으로 BOE와 격차 점점 좁혀져
삼성D, 올 1분기 점유율 54%...전 분기 대비 '뚝'
"中 저가 공세 탓에 점유율보다, 기술 경쟁력 높여야"
"그만 베껴라" BOE에 관련 특허 침해 소송 제기
중소형 OLED 절대 강자로 꼽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가 차츰 흔들리며 위기 의식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 BOE와 티엔마 등의 패널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탓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 중심으로 공급 물량을 늘리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30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다르면 최근 복수의 시장조사업체들이 올해 중소형 OLED 시장을 두고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점유율이 하락하고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상승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속속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1분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이 46억7685만달러(약 6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6.7%가량 하락했다.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의 경우 작년 4분기 61.2%에서 올해 1분기 54.7%로 하락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2분기 플렉시블 OLED 출하량은 3890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은 59.5%에서 41.2%로 하락이 예상됐다. 특히 플렉서블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62.5%에서 4분기 45.7%로 급감했다. 50% 대 벽이 깨지면서 올해 1분기도 47.3%를 기록해 3개 분기 연속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BOE 점유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17.6%에서 올해 2분기 25.5%까지 뛰어올랐다. 2분기 플렉서블 출하량 전망치는 2410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출하량 외에 매출 기준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동일하다. 옴디아에 따르면 BOE의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3.9%에서 올 1분기 19.2%까지 뛰어올라 시장 2등 지위를 차지했다.
티엔마, CSOT 등 BOE 외의 다른 중국 패널업체들의 플렉서블 OLED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향후 플랙서블 OLED 시장에서 점유율 60% 대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이같은 약진에는 자국 스마트폰 업체에 납품하는 OLED 물량의 증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시장 2등 BOE의 경우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한국 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에 패널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지드 OLED 패널 기준,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OE가 자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위주 패널 공급에서 2년 전부터 애플에 아이폰용 OLED 패널을 납품하며 몸집을 키운 것도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격차를 좁힌 배경 중 하나다. 아이폰의 4가지 모델 중 하이엔드 버전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을 공급하지만, 하위 버전에는 BOE 패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D(액정표시장치)가 그랬던 것처럼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을 하기에는 국내 기업은 한계가 있다"며 "단순히 점유율보다 후발주자인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것에 더 주력해야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BOE 측과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6일 미국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중국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기술은 아이폰 12에 사용된 OLED 특허 4종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022년 5월에도 BOE에 통지서를 보내고 관련 특허 침해에 대한 항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해 12월 자사의 '다이아몬트 픽셀'을 침해한 부품·패널을 사용하지 않게 해달라며 미국 부품 도매 업체 17곳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