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아들 건강하지 않자 살해…범행 직후 경찰 자수
2심 재판부 "피고인도 이 사건으로 어렵겠지만…생명 소중하고 귀중한 가치"
산후우울증을 이유로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3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6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3부(김대현 부장판사)는 5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4년을 유지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부산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시험관 시술로 아들을 어렵게 출산했지만, 아들이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하자 자책감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A 씨는 남편이 잠든 사이 '아기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 고 싶다'는 생각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그는 경찰에 자수했다.
1심 재판부는 "각고의 노력 끝에 아기를 가졌는데도 아기를 살해했다. 범행을 저지르던 과정에서 아기를 살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산후우울증에 빠져 범행을 저지르는 등 참작할 만한 여지가 있고 어린 자녀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형벌과 다름없는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그는 항소심 최후 변론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줘야 할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속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도 이 사건으로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다"면서도 "생명은 너무 소중하고 귀중한 가치다. 원심의 형량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