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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T' 분기점에 불과한데 땅값 영향 있나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 쟁점②]


입력 2023.07.08 13:56 수정 2023.07.08 14:2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국민의힘 "변경된 종점, 진출입 되지

않는 JCT…수백억 번다니 말 안돼"

민주당 "200m 남쪽 가면 남양평IC

쓸모없던 땅이 '황금의 땅'이 된다"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 교차하는 경기도 이천의 호법JCT. 고속도로가 교차하면서 여러 개의 교각이 들어서야 할 뿐만 아니라, 이 지점에서는 고속도로에 드나들 수도 없어 주변 부동산은 맹지가 되고 오히려 시세에 악영향을 받는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뉴시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건설 백지화 선언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누가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요청했는지, 노선 변경은 그토록 이례적인 일인지, 노선 변경에 따라 김건희 여사 일가 보유 부동산에 실제 이득이 돌아가는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놓고서도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어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 양평JCT(분기점)의 위치를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한 것이 과연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이자 영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를 위한 특혜인지를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에 첨예한 대립각이 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양평JCT는 그곳에서 고속도로 안팎으로 드나들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존 중부내륙고속도로와 합류하게 될 뿐이기 때문에 주변 땅값에 전혀 호재가 아니라 오히려 기피시설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신갈JCT,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호법JCT처럼 고가화된 고속도로 수 개가 서로 교차하기 때문에 교각만 잔뜩 들어서서 '죽은 땅' 맹지(盲地)가 된다는 설명까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 부분(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은 차량 진출입이 되는 IC가 아니라 차량 진출입이 되지도 않는 JCT 분기점"이라며 "이 주변의 땅들은 다들 알다시피 주변 지가가 상승할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특혜를 운운하는 것은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행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KBC TV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해 "여기는 IC가 아니고 JCT라 여섯일곱 개의 교각이 세워져야 하는데, 어느 땅 소유자가 자기 땅이 차량 진출입로도 없는 맹지가 되기를 원하느냐"며 "교각 밑에 뭘 세울 수도 없는데 민주당에서는 땅값 상승으로 수백 억원을 번다고 말도 안되는 말을 한다. 어떻게 수백 억원을 버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이 권력형 의혹이라는 논란은 '종점'인 양평JCT 인근에 영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의 부동산이 많다는 게 핵심이다.


윤 대통령의 장모이자 김 여사 모친인 최은순 씨가 설립해 김 여사의 친오빠 김모 씨가 운영 중인 부동산개발회사 ESI&D 등 김 여사 일가는 고속도로 변경안 종점 양평JCT 주변인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와, 양근대교를 사이에 두고 접한 양평읍 양근리·공흥리·백안리 일대에 1만여 평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양평JCT가 서울양평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서로 교차해 고속도로에 이미 진입한 차량들끼리만 행선지를 갈아탈 수 있는 분기점에 불과하다면 특혜 의혹은 근거를 잃게 된다. 접근성이 개선되는 것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주변 부동산에 전혀 호재가 아니고 시세 앙등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특혜 의혹으로 인해 서울양평고속도로 백지화 선언까지 나오게 된 것을 놓고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도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속도로의 IC(나들목)와 JCT(분기점)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일으킨 가짜 논란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백지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개탄했다.


남양평IC 타면 서울 잠실롯데월드까지
1시간 30분 걸리던게 25분으로 단축?
與 "野, IC와 JCT 구분 못하는 사람들"
野 "IC앞 휴게소 반대편이 金 일가 땅"


서울양평고속도로 변경안에 따른 종점이 들어설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일대의 지도. 사진 왼쪽의 '병산저수지' 남쪽이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과 이미 있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만날 양평JCT 예정 부지다. 양평JCT는 병산저수지와 남양평IC 사이에 들어설 예정이라, 양평JCT에서 200m 남쪽으로 내려가면 남양평IC가 나온다. 남양평IC에서 톨게이트를 통해 빠져나오면 병산리 일대와 양근대교·양평교를 건너 중앙선 양평역이 있는 양평군의 중심지 양평읍으로 건너갈 수 있다. ⓒ네이버 지도

반면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변경된 서울양평고속도로의 강상면 종점 양평JCT가 분기점이라는 사실만을 강조할 뿐, 여기에서 합류하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면 불과 200m 거리에 강상면과 양평읍 방향으로 진출입할 수 있는 남양평IC가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YTN라디오 '신율의 정면승부'에 출연해 "JCT라는 것은 고속도로와 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이지만 남양평IC는 고속도로와 국도가 연결돼 안팎으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라며 "그러면 양평JCT와 남양평IC가 몇 미터 간격이냐. 200m"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도를 보면 남양평IC에서 200m 북쪽으로 올라가면 양평JCT, 즉 김건희 여사 가족 땅의 근처에 새로 생기는 것이 양평JCT"라며 "한마디로 양평JCT가 JCT냐 IC냐를 문제삼을 필요가 없는 게 200m만 남쪽으로 가면 바로 IC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전진선 군수의 직전임자인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도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에 JCT가 붙긴 하지만 IC가 없으면 주변에 땅값 변동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거기엔 벌써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양평IC가 현재 운영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양평IC) 앞에 휴게소가 크게 지어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은) 그 바로 반대편에 있는 땅"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얘기하는 'JCT이기 때문에 소음이나 먼지만 나지, 전혀 주변에 좋을 상황은 아니다'라는 표현은 전혀 현실을 모르고 말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의 주장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양평JCT 자체는 고속도로로 드나들 수 없는 분기점인 게 맞지만, 그 200m 남쪽에 이미 남양평IC가 있기 때문에 'JCT라서 주변 땅값에 영향이 없다'는 국민의힘의 설명은 근거가 없다는 반박이다.


나아가 지금은 남양평IC가 중부내륙고속도로하고만 연결돼있어 서울과의 접근성이 나쁘기 때문에 IC 인근의 김 여사 일가 부동산이 저평가돼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양평IC 톨게이트에서 잠실롯데월드로 가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와 6번 국도, 올림픽대로를 거쳐야해 지금은 1시간 30분 안팎이 소요된다.


하지만 남양평IC로 들어선 뒤 200m 북쪽에 새로 생길 양평JCT를 통해 서울양평고속도로로 갈아타면 고속도로 기점인 하남시 감일동까지 교통정체가 없을 경우 15분, 송파구 일대까지는 20~25분 만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지가 폭등이 예견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서울양평고속도로 게이트 TF단장을 맡게 된 강득구 의원은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과 불과 200m 떨어진 남양평IC에서 나오면 1㎞ 이내에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의 땅들이 있다"며 "송파·강남까지 가는데 20분에서 2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쓸모없는 땅이 '황금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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