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도보수색 이뤄지는 지하차도
수색작업 ‘잰걸음’…배수 80% 완료
“밤을 새워서라도 수색 마무리할 것”
현재까지 9명의 희생자를 낸 청주 오송 궁평 2지하차도 내부 모습이 침수사고 발생 2일 만인 17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현장에서 꾸려진 공동취재단은 전날 밤 11시 30분께 소방당국과 함께 배수·수색작업 중인 지하차도 내부에 들어갔다.
지하차도 내부 모습은 참담했다. 입구에서 약 20m로 앞으로 들어가자 내부로 쏟아져 들어온 펄과 부유물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재난당국은 전날 밤 10시께 특수구조대와 해양경찰, 군 병력 등을 투입해 도보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잠수 수색 작업도 함께하고 있다.
이날 밤 0시 9분께 해경 대원 등 8명은 도보수색에 나섰다. 이들이 침수된 중앙부로 나서자 물이 점점 목까지 차올랐다.
물이 빠지지 않은 지하차도 중앙부에는 침수 차량이 보이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추정한 침수 차량 15대 중 버스 1대, 승용차 2대, 트럭 1대를 견인 완료했다.
소방당국은 지하터널 내부까지 대용량포방사시스템 대형 호스를 넣고 물과 펄을 빼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은 분당 3만ℓ의 물을 빼낼 수 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배수작업은 80% 완료됐으나 지하터널 중앙부는 여전히 물이 가득 차 있었다. 또 펄 때문에 배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배수가 완료된 주변에 쌓인 펄은 장화 발목 수준까지 깔려 있어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배수 작업으로 지하차도 내 물이 빠지면서 공기층이 생겼지만 오랫동안 고인 물 등으로 유독가스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당국은 수색 작업 중인 구조대원 안전 문제도 있어 양방향으로 배연 장비를 설치해 공기를 순환하고 있다.
이번 침수 사고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주관하는 미호천교 재가설 공사 현장 옆 둑이 이틀전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무너지면서 인근 하천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오며 발생했다.
이 지하차도는 길이 486m(입구 기준), 높이 4.5m 규모로 사고 당시 6만t 가량의 물이 들어찬 것으로 추정된다.
충북도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지하차도에서 물을 빼내는 작업과 함께 진행한 내부 수색 과정에서 남성 2명·여성 6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전날 인양한 희생자 5명은 침수된 시내버스 안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3명은 배수 중 차량 밖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청주 소재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검안을 마친 뒤 유족들에게 인계돼 장례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인원은 총 12명이었다. 전날 시신이 수습된 희생자 8명 중 7명은 신원 확인 결과 실종 신고자와 일치했다. 나머지 1명은 실종 신고가 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첫날 숨진 채 발견된 1명과 남은 실종 신고자 수 등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 관련 희생자는 최소 14명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9명이다.
소방당국은 추정한 침수 차량 15대 중 버스 1대, 승용차 2대, 트럭 1대를 견인 완료했다.
지하차도 배수·수색 작업에는 소방·경찰·군·관계 공무원 등 인력 486명과 장비 81대가 동원됐다. 빠른 수색을 위해 잠수부 3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소방 관계자는 “전날 완료 목표였던 수색·배수작업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며 “밤을 새워서라도 작업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