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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고점' 반 년…은행 예·적금에 7조 몰렸다


입력 2023.07.18 14:03 수정 2023.07.18 14:30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상승기' 작년 동기 대비 2조 적어

인하 기대 꺾이며 수요 '널뛰기'

5대 은행 본사 전경. ⓒ각 사

5대 은행의 예금과 적금에 올해 들어 반 년 동안에만 7조원에 가까운 돈이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본격적으로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증가 속도가 크게 더뎌진 모습이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계속 고점에 머물고는 있지만, 안팎의 상황에 따라 인하 시기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면서 예·적금 수요도 널뛰기를 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NH농협 등 5개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 예·적금 잔액은 862조358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조6907억원 증가했다.


상품 유형별로 보면 정기예금 잔액은 822조274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조8376억원 늘었다. 정기적금도 2조8531억원 늘어난 40조84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증가 규모는 눈에 띄게 축소됐다. 이들 은행의 지난해 6월 말 정기 예·적금은 722조560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2조5236억원 급증했다.


당시 정기예금은 685조95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0조원 넘게 늘었고, 정기적금도 37조4643억원으로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런 차이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의 온도차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올해는 기준금리가 고점을 지속하고 있지만, 향후 인하 시기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예·적금 수요도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초에는 기준금리가 정점이라는 인식과 연내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시장금리가 내려가기도 했다. 이로 인해 5%까지 올라섰던 예·적금 금리가 3%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후 한은이 2·4·5·7월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이창용 한은 총재가 거듭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은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역시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 이에 힘입어 최근 예·적금 금리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예·적금 잔액도 이에 따라 요동쳤다. 5대 은행의 예·적금은 올해 1월 말 전월 대비 6조5809억원 감소했다가 2월에 3조9357억원 증가 전환했고, 3월에 다시 10조5933억원 빠졌다. 이후 ▲4월 1조3414억원 ▲5월 12조8630억원 ▲6월 5조7248억원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는 금리 인상 시그널이 분명해지면서 예·적금으로의 자금 쏠림이 가속화하던 시기였다. 한은이 지난해 1·4·5월 세 차례 기준금리를 0.25%p씩 올린데다, 앞으로 정점에 이를 때까지 상승 랠리가 이어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예·적금 수요가 꾸준했다.


예·적금 금리는 당분간 소폭 오르내림세가 반복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가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 시장금리도 소폭 내렸지만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예·적금 금리가 눈에 띄게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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