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소상공인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유통 구조 차단으로 선제대응 필요성
'다우너소'로 촉발된 광우병 사례 분석
'핵오염수' 규정에 담긴 호도 의도 조명
국민의힘 내에서 야권발 '괴담 선동'에 대해 보다 전략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학적·논리적 반박도 중요하지만, 수동적 대처로는 이미 퍼진 괴담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괴담의 주요 전파 과정을 파악하고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유통 자체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게 요지다.
19일 '후쿠시마 괴담 어떻게 확산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TF'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은 괴담을 확산시켜 잠깐의 달콤한 정치적 이득을 보겠지만, 어민과 소상공인들은 완전히 삶이 무너져내려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성일종 TF 위원장은 "2008년 광우병 괴담이 확산돼 고깃집 사장님들이 가게 문을 닫았고, 2016년 사드 괴담의 확산으로 성주군 참외 농가들이 피눈물을 흘렸다"며 "괴담은 자극적이고 선동적이어서 국민에 퍼지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괴담을 막지 못할 경우 그 피해는 국민의 몫"이라고 사전 차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성덕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김백 공정언론국민연대 이사장, 최철호 공정언론국민연대 대표, 이홍렬 공정언론국민연대 공정감시단장, 홍세욱 경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경변) 대표 등이 참석해 후쿠시마 괴담의 확산 경로와 차단 대책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이홍렬 공언연 공정감시단장은 괴담 유통 경로의 핵심 축으로 △언론 △시민단체와 정당 △전문가 집단 세 개를 꼽았다. 그는 "맨 앞에 방송이 괴담의 단서를 제공해 적당한 공포감을 갖게 하고, 정치 배경이 든든한 유명인이 공포감을 부추기고, (편향된) 전문가 집단이 권위를 이용해 괴담을 전파한다"고 유통 과정을 도식화했다.
실제 이는 과거 광우병 사례에서 정확히 확인된다. 당시 PD수첩은 괴로워하며 쓰러지는 이른바 '다우너 소'(앉은뱅이 소)의 모습을 광우병 걸린 소로 표현해 보도했는데,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다. 이후 야권의 주요 정치인과 일부 연예인들이 가세해 논란을 키웠고, 마지막으로 의사와 법조인 등 전문가 그룹이 권위로써 힘을 실어주면서 괴담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진 바 있다. 발단이 된 보도가 '허위사실'임이 확인된 것은 상당한 시일이 지난 뒤였다.
당시 광우병 시위를 주도했던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는 앞서 지난 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미 FTA 체결에 대해 '미국 식민지화'를 주장하며 반대했지만 도시 중산층에서 반향이 별로 없었는데 (PD수첩 보도 이후) 여고생들이 시위를 시작했고 이어 386 직장인들이 가세해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고 술회한 바 있다. "프랑스 혁명의 자코뱅당 때의 광기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도 했었다.
김백 공정언론국민연대 이사장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장악하고 있는 공영방송이 어느 한 편을 들어 편파·왜곡에 앞장서고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같은 문제는 균형감 있게 보도한다며 괴담까지 마구 전달하고,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서 확대재생산하면서 사회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단어 사용을 통한 의도적인 사실관계 비틀기도 괴담 선동을 위한 전략적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민주당은 후쿠시마와 관련해 '핵 오염수'로 통칭하고 있지만, 실체적으로는 오염수와 처리수, 방류수로 나뉜다. 오염수를 알프스(ALPS)와 같은 필터를 통해 다핵종을 제거한 게 처리수, 이를 다시 배출 기준 이하로 바닷물에 희석시킨 게 방류수로 각각 차이가 큰데 '핵 오염수'로 통칭해 마치 오염수를 바로 바다로 방류하는 것처럼 호도한다는 것이다.
'방류수를 마시고 수영도 할 수 있다'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발언을 민주당 측에서 "핵 오염수가 그렇게 안전하다면 일본 내에서 마시고 수영하는 데 사용하라"고 반박한 것이 전형적인 호도의 사례다.
박상덕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다핵종 처리설비 필터를 거친 처리수를 삼중수소 배출기준의 40분의 1이 되도록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것이고, 이것이 음용수 기준의 7분의 1"이라며 "이걸 마시라고 하는 것인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만약 내가 가서 마신다면 괴담 선동을 중지할 것인가. 그냥 선동을 위한 선동일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