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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우크라서 당분간 싸우지 않을 것…‘아프리카 새 사업’ 준비하자”


입력 2023.07.20 16:14 수정 2023.07.20 16:14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프리고진, 무장반란 중단 이후 처음으로 동영상 등장

英 정보수장 “푸틴, 위기 모면 위해 프리고진과 거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반란 하루 만인 지난 6월24일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일으킨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당분간 우크라이나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바그너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은 19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의 한 야전 캠프에서 용병들에게 연설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지난달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200㎞까지 진격하다 돌연 멈춘 이후 프리고진이 영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고진은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지역을 점령하는 등 전과를 올렸지만, 그 과정에서 군부가 자신을 견제하려고 탄약을 주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등 러시아 군 지휘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이에 격노한 그는 지난달 23~24일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튿날 돌연 무장반란을 중단한 뒤 벨라루스로 넘어갔고 현재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남동쪽으로 80㎞쯤 떨어진 소도시 아시포비치에 마련된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임시 캠프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영상 속에서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 용병들에게 “벨라루스 땅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당당하게 싸웠고, 러시아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우리가 개입할 필요가 없는 치욕”이라며 전쟁을 책임진 러시아 군수뇌부를 재차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량을 온전히 증명할 순간을 기다릴 것”이라며 “우리가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을 때 (우크라) 특수군사작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은 또 "우리는 벨라루스 군대를 세계 두 번째의 군대로 만들 것이고, 필요하다면 그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첫 번째의 군대가 자신의 모국인 러시아를 언급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바그너그룹 용병들에게 “아프리카로의 새로운 여행”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전쟁에는 당분가 참전하지 않는 대신 아프리카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벨라루스 정부가 수도 민스크에서 남동쪽으로 80㎞쯤 떨어진 곳에 마련한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임시 캠프. ⓒ 로이터/연합뉴스

바그너그룹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말리 등 아프리카·중동 13개국에서 분쟁에 개입하며 각종 이권을 챙겼다. 권위주의 정권이나 반군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하는 대가로 해당 국가의 광산채굴권이나 항구이용권 등 이권을 얻어온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들과의 관련성을 부인해 왔지만, 바그너그룹은 러시아가 해당 국가에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효율적인 수단이기도 했다. 무장반란 중단 후 한때 ‘철수설’이 돌기도 했으나 이들은 여전히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장반란을 시도한 바그너그룹이 처벌받기는커녕 여전히 러시아군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활동하는 것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의 해외 정보파트인 MI6은 “푸틴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프리고진과 거래를 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리처드 무어 MI6 국장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강연에서 “푸틴은 어느 정도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프리고진은 푸틴이 만든 창조물이었지만 푸틴에게 덤볐고, 푸틴은 프리고진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 그는 벨라루스의 도움으로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무어 국장은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아침 식사 때는 반역자였고, 저녁 식사 무렵엔 사면을 받았으며, 며칠 뒤엔 크렘린의 티타임에 초대됐다”며 “(이 사건으로) 누가 들어가고(in) 누가 아웃(out)됐는지 MI6 국장조차도 해석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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