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통해 증가한 수익으로 수십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심
KT그룹,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 KDFS, KSmate에 몰아준 의혹받아
KDFS 매출 2년새 2배 가까이 증가…검찰, '이권 카르텔' 일종으로 판단
남중수, 아내 KDFS 명목상 고문으로 올려두고 매달 300만~400만원 고문료 받아 쓴 의혹도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남중수 전 KT 대표이사를 소환했다.
27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남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남 전 대표와 구현모 전 대표 등 그룹 고위층이 조직적으로 시설관리업체 KDFS에 일감을 몰아주고 늘어난 수익으로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했다고 의심한다.
KT그룹은 2020년 구 전 대표 취임 뒤 시설관리(FM) 일감 발주업체를 기존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바꾸고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와 KSmate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를 통해 KDFS 매출은 2년 새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로 이득을 챙기는 조직적 행태를 이른바 '이권 카르텔'의 일종으로 판단한다.
검찰은 이 과정에 구현모·남중수 전 대표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KDFS의 황욱정 대표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구현모·남중수 전 대표 등을 언급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의 녹취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남 전 대표는 아내를 KDFS의 명목상 고문으로 올려두고 매달 300만∼400만원의 고문료와 법인카드를 받아 썼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20일 구현모·남중수 전 KT 대표이사의 주거지,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내부 회의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남 전 대표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구 전 대표도 소환해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