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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업에서 임대업으로’ 온라인시대 대형마트 생존법


입력 2023.07.31 07:11 수정 2023.07.31 07:1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경쟁 심화로 단순 상품 마진은 점점 감소

맛집, 키즈‧체험 등 고객 유인 콘텐츠 확보는 필수

홈플러스 영등포점 고고랜드.ⓒ홈플러스

고물가 현상 장기화에 편의점과 이커머스의 장보기 시장 공세가 강화되면서 대형마트의 생존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매입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에서 최근에는 다양한 맛집과 체험시설을 늘리며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오는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매장 리뉴얼을 통해 테넌트 공간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실질적인 매출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먹거리’와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 ‘메가푸드마켓’ 효과로 매출 상위 5개점의 올해 매출(1월1일~7월10일)과 객수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9%, 24% 성장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야외활동이 늘고 특히 가족 단위 고객이 증가하면서 하나의 점포에서 육아는 물론 외식, 장보기까지 가능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이 장시간 체류하며 오락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가족 놀이터’로 매장을 꾸민 것이 주효했다.


특히 매장 내 키즈 콘텐츠 강화에 공을 들이면서 최근 6개월 간(1월26일~7월25일) 홈플러스 몰 키즈 카테고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다.


대형 키즈카페 ‘몬스터파크’ 가양점의 경우 현장 방문 구매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최근 6개월간 현장 방문 구매자수는 직전 6개월 대비 약 16% 늘었다.


이외에도 '엔젤크루 어린이 수영장(인천논현점)', '고고랜드 롤러스케이트장(영등포점)', '풋살파크(목동점·일산점 등 12개점) 등 차별화된 테넌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더 타운몰 킨텍스점 테넌트 전경.ⓒ이마트

이마트는 지난 21일 7개월 간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더 타운몰 킨텍스점’을 오픈했다.


더 타운몰 킨텍스점은 2020년 월계점, 지난 3월 연수점에 이어 세 번째로 오픈하는 ‘몰 타입 이마트’ 모델이다.


매장 면적만 2만6446㎡(8000평)에 달하는 이마트 최대 규모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등 전문점과 1만3223㎡(4000평)이 넘는 대규모 체험형 몰을 결합시켰다.


특히 테넌트 매장 수는 리뉴얼 이전과 비교해 4배 늘었다. 특히 식음 매장(F&B)에 대규모로 투자해 총 32곳, 1300평 규모로 다양한 맛집과 식음 시설이 들어섰다. 이마트 리뉴얼 점포 중 최다 브랜드, 최대 규모다.


대형마트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체류형 콘텐츠도 대폭 확대했다.


책으로 가는 문(만화카페),플레이타임S(키즈카페), 포토슬레이트(포토스튜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매장을 비롯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GDR 골프아카데미, 모던 필라테스 등이 대표적이다.


올리브영, 다이소, 아트박스부터 가구, 침구, 키친, 인테리어 소품, 아로마 브랜드 등 리빙‧라이프스타일 매장을 비롯해 백화점에 주로 입점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도 다수 들여왔다.


이마트는 올해 몰타입 전환(2개점), 직영 축소‧테넌트 확대(12개점), 전면 개선(2개점) 등 총 14개 점포에 대한 리뉴얼을 단행할 계획이다.


한편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형마트의 공간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마트를 비롯해 대형마트 3사 모두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에 나선 가운데 단순히 상품을 구입하는 것만이 아닌 먹고,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스타필드의 경우 하남점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1%, 33.5%, 안성점은 11.3%, 40.5% 늘었다.


스타필드는 직접 판매보다는 외부 매장을 입점시켜 임대료로 수익을 얻는 임대업에 가까운 업종 특성을 갖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대형마트와 비교해 성장세가 대조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무엇보다 고객의 발걸음을 매장으로 돌리는 일이 중요해졌다”면서 “각종 맛집과 키즈‧체험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같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편의점의 장보기 시장 공세도 강화되고 있어 단순 상품 판매를 통한 마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테넌트 확대는 고객들을 매장으로 불러들이는 동시에 입점매장을 통한 임대료 수익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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