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5주 연속 증가 ‘다시 빨간불’
임대료·공공요금·인건비 치솟아 부담
채소 가격 폭등...식재료비 마저 한계
자영업자, 대출상환 연기 등 대책에 호소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은 가운데,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규모가 6만 명대에 근접하며 지난 겨울 이후 또다시 재유행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서다. 8월 초 휴가철이 껴 있는 만큼, 대목 장사를 망칠수 있다는 우려감이 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으로, 직전주(3만8802명) 대비 17% 뛰며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7월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던 확진자 수는 마지막 주간 하루 6만 명대에 육박한 수준으로까지 올랐다.
일일 확진자가 6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11일(5만4315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주당 평균 확진자 수는 6월까지 1만 명대 후반에 머물렀지만 7월 첫 주 들어 2만 명대로 올라섰고, 3주 차에 3만6000명대로 뛰었다. 이후 7월4주차에 4만 명대로 치솟았다.
이번 증가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백신 예방접종과 감염으로 얻었던 국민 면역이 시간 경과에 따라 약해지고 면역 회피력이 높은 새 변이가 출현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 추세 속 방역 완화 정책이 진행될 경우 또 한번의 대유행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질병관리청(질병청)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오전 기자단 설명회를 통해 “당분간 유행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지속된 면역 유지 기간을 고려했을 때 연간 1~2회의 소규모 또는 중소규모의 유행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반응이다. 최근 에어컨 가동에 따른 실내 환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본격 휴가철인 ‘7말 8초(7월 말 8월 초)’에 이른 만큼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동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감염병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대유행 조짐이 일면 정부에서 지난해와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등 고강도 방역 정책을 재시행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거리두기 재시행시 소상공인 영업 피해는 불가피하다. 경제 회복의 싹을 틔우기도 전, 대면소비 회복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인원수 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 고강도 방역수칙이 시행되는 동안 매출이 급감해 매장 운영에 난항을 겪었던 전례가 있어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나 ‘노마스크’가 일상이 된 상황이라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임대료·공공요금·인건비가 크게 오른 탓에 자영업자들의 근심은 더욱 깊다. 정부가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매출에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에너지비용 부담 마저 커지며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
답없이 치솟는 고물가에 자영업자들의 충격파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용유·밀가루 등 식자재 인상폭은 이미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여기에 최근 장마철 집중 호우에 이어 역대급 무더위 속 채소값 마저 급등하며 원재료비 까지 어깨를 짓누르는 상황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70만원 정도 나오던 전기세가 한 달 만에 100만원으로 뛰었다”며 “공공요금에 필수 재료인 채소 가격마저 급등한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재유행 하면 근근이 버티던 자영업자들도 다시 일어설 힘이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넘어서면서 연체율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조치가 종료되는 9월이면 자영업자의 부담이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 재유행을 막아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영업자 C씨는 “경기회복속도가 느리고 매출회복도 늦어지고 있어 원금상환능력을 갖출 때까지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며 “코로나19 당시 1~2%대 금리로 빌렸던 대출을 7%대로 상환하고 있다. 상환유예를 추가연장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