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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0’ 홍창기, 장효조보다 더한 극단적 교타자


입력 2023.08.02 16:35 수정 2023.08.02 16:35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4할 중반대 출루율 기록, 반면 장타율이 더 낮은 유형

과거 장효조, 이용규가 절로 떠오르는 타격 스타일

홍창기. ⓒ 뉴시스

LG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홍창기는 리그 최고의 눈을 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데뷔해 비교적 늦은 나이인 27세(2020시즌)에 비로소 잠재력을 폭발시켜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매년 4할을 넘나드는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4년간을 놓고 보면 다소 부진했던 지난해 0.390의 출루율이 가장 낮을 정도였으며 통산 출루율 0.424를 기록할 정도로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는 선구안이 출중하다.


타격 역시 수준급이다. 2021년 타율 0.328에 이어 올 시즌도 0.324로 고타율을 기록 중인 홍창기는 안타 생산 능력과 볼넷으로 인한 출루 능력까지 두루 갖춘 타자로 평가된다.


반면, 장타력은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커리어 하이 홈런 개수는 2020년 5개였고 이마저도 계속해서 줄어 올 시즌에는 아예 단 한 번도 홈런 맛을 보지 못했다. 즉, 타율과 출루율은 리그 최상급을 달리지만 장타율은 최저 수준인 타자가 바로 홍창기다.


그러면서 홍창기는 올 시즌 의미 있는 기록에 다가서려 하고 있다.


현재 출루율에서는 0.443을 기록 중이지만 장타율은 이보다 낮은 0.417에 머물고 있는 것. 거의 대부분의 타자들이 출루율보다 장타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기이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역대 4할 이상 출루율 및 장타율이 낮았던 타자들. ⓒ 데일리안 스포츠

이는 KBO리그 역대 시즌을 살펴봐도 흔히 볼 수 없는 기록이다. 실제로 KBO리그 역사상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한 타자들 가운데 장타율 수치가 더 낮았던 선수는 단 15명에 불과했다. 산술적으로 2년에 한 번 보기 힘들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타자가 바로 ‘타격의 달인’ 故(고) 장효조다. 장효조 역시 예술에 가까운 타격 콘택트 능력을 갖고 있었으나 장타력은 크게 기대할 수 없었고 2개 기록의 수치가 엇비슷하게 나왔다.


아직 현역으로 활약 중인 이용규도 빼놓을 수 없다. 공을 보는 눈이 남달랐던 이용규도 4할 대 출루율을 수 차례 기록한 ‘매의 눈’이었는데 극단적으로 단타만 노리는 타격 스타일까지 더해져 무려 세 차례나 4할 이상의 출루율과 이보다 낮은 장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의 홍창기는 이들보다 더하면 더하다. 이미 2021년 0.456의 출루율과 0.408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엽기적인 시즌을 보냈던 그는 올 시즌도 출루율이 훨씬 더 높으며 홈런 생산을 아예 포기한 듯 단 한 차례도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리지 않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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