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잼버리 관광프로그램 추가' 해법 호응, 사업장 개방하고 견학 프로그램 제공
대한민국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K-기업’이 '잼버리 사태'에서도 또 다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북 군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폭염과 시설 미비 등으로 위기에 처했으나 정부의 적극적 개선 노력과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은 일부 참가국의 조기 퇴영 사태 방지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잼버리 관광프로그램 추가’ 해법에 호응해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사업장을 개방하고 견학 프로그램 제공에 나선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새만금 스카우트잼버리 행사에 참가한 해외 청소년 대원들을 현대차 전주공장으로 초청했다.
공장 견학은 글로벌 3위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네덜란드, 일본, 말레이시아 국적의 사전 신청한 스카우트 대원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첫 개방일인 이날 현대차 전주공장을 찾은 스카우트 대원들은 수소 버스와 트럭 등 친환경 상용차 생산라인을 견학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연간 10만3000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상용차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장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차량인 전기‧수소버스와 수소트럭 등의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잼버리 행사에 참석한 외국 청소년 대원들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오는 11일 잼버리 메인 행사인 K팝 콘서트에 전북 현대모터스FC의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을 공연장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향후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등 기업 견학 프로그램의 추가 운영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도 잼버리에 참가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픈 캠퍼스’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평택 또는 화성 반도체공장, 수원 삼성이노베이션 뮤지엄(SIM) 견학 프로그램을 스카우트 학생들에게 제공해 글로벌 미래 인재들이 한국의 첨단IT 산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그램에 수용 가능한 인원은 하루 550여명에 달해 새만금 이외 지역에서 활동을 원하는 잼버리 참가자 수요를 상당부분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LG 역시 잼버리에 참여한 스카우트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전과 로봇, 디스플레이, 전장 제품과 배터리 등 LG 미래기술과 핵심 주력제품이 있는 전시장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이노베이션갤러리와 LG전자 창원·구미 사업장의 스마트팩토리 견학 지원을 검토 중이다.
또,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생태수목원인 화담숲의 자연 생태 체험 등 관광 및 체험 프로그램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공장 견학 외에 잼버리 현장에도 원활한 운영을 위한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입사 후 연수를 받고 있는 신입사원 150여명을 7일부터 현장에 파견할 계획이다. 삼성 임직원들은 현장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등 자원봉사자들의 환경미화 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앞서 삼성은 잼버리 참가자들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업들 중 가장 빨리 나서 건강음료 20만개를 긴급 지원했다.
온열환자 발생과 위생 문제가 불거진 5일에는 삼성서울병원 의사 5명, 간호사 4명, 지원인력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을 진료버스, 구급차와 함께 현장에 파견했다.
삼성물산은 에어컨이 장착된 간이화장실 15세트와 살수차 7대, 발전기 5대를 급파했으며, 추가로 잼버리 운영 인력들이 현장 내에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산하 골프장을 통해 전동 카트 11대와 전기차 2대를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일부터 잼버리 참가 대원들을 위한 생수와 양산 각 5만 개를 비롯,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심신회복버스와 모바일 오피스 등을 지원했다.
심신회복버스는 과로와 탈진을 예방하고 심신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도록 캡슐형 프리미엄 좌석, 의료 장비 등이 적용된 차량이다. 모바일 오피스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고속버스인 유니버스를 사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차량으로 다양한 업무 수행은 물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어 지난 5일과 6일에는 생수 및 얼음을 보관할 수 있는 아이스박스를 추가로 지원하고, 1인용 간이화장실 24개 동을 설치했다.
또한 전문 청소인력으로 구성된 100명의 현장 인력을 투입해 오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쾌적한 현장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대형 버스와 참가 대원들의 세탁을 돕기 위한 이동식 세탁차량 등도 필요시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HD현대도 시설정비 등을 위한 봉사단을 파견하며 정상적인 잼버리 운영 지원에 나섰다. 지난 5일 그룹 조선 3사와 HD현대1%나눔재단이 함께 ‘2023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봉사단 120여명을 긴급 파견했다.
HD현대의 조선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임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5일 아침부터 화장실 등 대회장 시설 정비를 비롯한 긴급 지원을 시작했으며, 향후 대회기간 동안 위생 및 안전 관리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봉사단은 시설 정비와 청소에 필요한 비품들을 자체적으로 준비해 지자체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LG는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잼버리 지원 계획을 6일 발표했다. 생수 3만병과 이온음료 2만병 총 5만병을 지원할 계획이며, 냉동탑차 6대도 투입한다. 넥쿨러 1만개를 비롯해 휴대용 선풍기, 보조배터리 등도 지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대회 기간 동안 무료 충전스테이션을 상시 운영하고,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5G 무선 와이파이 라우터, 유선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있다.
한진도 지난 5일 오후 부안경찰서를 통해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측에 한진제주퓨어워터 1.5ℓ 생수 총 4만5000병을 전달했다. 한진택배 11t 트럭 총 7대 분량의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