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7월에 전략·전술 무기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 개최
9월 열병식은 내부결속용
소규모 진행 가능성
북한이 다음달 '정권 수립일(9월 9일)'을 기념해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과 7월 각각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한 북한이 3번째 열병식을 예고한 셈이다.
통상 열병식 개최 두어 달 전부터 주민들을 불러 모아 예행연습을 진행하는 만큼, 김정은 체제 홍보를 위해 주민들이 연중 착취당하는 모양새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공화국 창건 75돌 경축 민간무력 열병식 준비를 잘할 데 대한 문제를 비롯해 공화국 무력 앞에 나서는 일련의 중요 과업들이 토의됐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올해 주요 기념일로 △일당백 구호 제시 60돌(2월 6일) △조국해방전쟁승리 70돌(7월 27일) △공화국 창건 75돌(9월 9일)를 콕 집어 언급하며 "2023년을 공화국 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언급대로 북한은 2월과 7월, 각각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지난 두 차례 열병식이 '실전능력 제고'와 연관된 무기체계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다음달 열병식은 '전쟁동원 준비'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한국이 이달 말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대대적 민방위 훈련을 진행하는 데 맞서, 북한이 민간 중심의 열병식을 개최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다음달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엔총회 등을 계기로 북한이 외교 운신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대외 메시지보다는 내부결속에 방점을 찍을 거란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열병식을 1년에 3번한 경우는 없다"며 "이번(9월)에 하면 3번째 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해당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 2021년 9월 9일, 정권수립 73주년을 맞아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다며 "(우리의) 민방위에 해당하는 노동적위대·노농적위군·사회안전군·소방대 등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소규모 열병식으로 추진한 바 있어, (다음달 열병식도) 아마 비슷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 핵미사일 등 전략·전술 무기체계 대신 재래식 무기를 중심으로 진행된 만큼, "김정은 중심의 단결과 자력자강"을 강조하는 내부결속용 소규모 열병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