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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돌아오는 유커에 ‘위안’…추석 공백 메울까


입력 2023.08.16 06:21 수정 2023.08.16 06:2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지난 11일 중국인 방한 단기비자 발급 재개

자영업자, “중국 손님 늘어…매출 증대 기대”

1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뉴시스

외식업계가 추석을 앞두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내국인 관광객 마저 해외로 뺏기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내수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기면서다.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여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국내 경제에 훈풍이 불어 올 전망이다. 한국인의 외국 사랑은 9월 추석 명절 기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부진한 경제에 그나마 단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모아진다.


16일 정부 등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는 지난 11일 한국과 일본·미국 등 78개국에 대한 단체여행을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한국행 단체여행 자유화는 2017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를 빌미로 중국이 제재에 나선 이후 6년5개월 만이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이후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 태국 인도네시아 등 20개국의 단체여행 금지 빗장을 풀었다. 이어 3월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40개국에 같은 조치를 취했다. 한국은 번번이 여행금지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번에 포함됐다.


이에 급격히 꺾였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의 반등이 기대된다. 통상 중국 관광객 수 증가는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 증가 시 국내 GDP 성장률은 0.08%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인 관광객 귀한에 따른 숙박·쇼핑 등 관광산업 활성화와 내수 진작 효과에도 힘을 얻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선호 K-상품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1인의 평균 지출액은 1546달러로 미국(844달러), 일본(796달러)보다 많았다.


실제로 관광객 유치가 경제 성장률 제고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은은 지난 2월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 증가시 한국 GDP 성장률은 약 0.08%포인트 상승한다고 추산했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 대책의 큰 줄기로 외국인 관광 유치를 잡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일본·대만·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재방문용 무료 왕복항공권 700장을 증정하는 국내 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14일 오전 서울시내 한 면세점을 찾은 여행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뉴시스

중국 정부가 그간 금지했던 한국행 단체여행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식업계는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씀씀이가 큰 유커(중국인 단체여행객)가 한국 여행을 재개하면 국내 주요 관광지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한령이 장기화하며 관련 업계에선 “올해도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입국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만큼 대다수 외식업계는 최근까지 유커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전제로 영업을 이어왔다.


특히 ‘관광 1번지’ 서울 명동과 홍대 상권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크다. 유커의 귀환은 내수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사드 갈등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6년 중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다인 806만 명을 기록해 내수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소비 규모도 다른 나라 관광객보다 훨씬 크다. 2019년 기준 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지출한 금액은 1인당 평균 1632.6달러(약 214만원)였다. 베트남(1275.6달러·약 167만원), 필리핀 관광객(807.5달러·약 106만원)에 비해 많았다.


명동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코로나19 이동 제한이 풀리며 외국인 손님이 다시 찾고 있는데 중국 단체 여행객도 온다고 하니까 기대가 크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 외국인 손님이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중국 손님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장밋빛 기대가 당장 현실이 되리라고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에서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중국 내 경기 부진도 심각해 예전만큼 지갑을 열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흑사병(페스트) 이슈도 겹쳤다. 최근 중국 네이멍구자치구(내몽골)에서 흑사병 환자가 발생했다. 감염될 경우 오한, 발열,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이 나타나고 치료가 늦어지면 다발 장기 부전 혹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흑사병은 사람 사이에서도 전염된다.


직장인 B씨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 단체 관광이 풀렸다고 하니 내수 회복이 기대된다”면서도 “그동안 단기 비자가 막혔던 것은 방역 때문이었는데, 실내 마스크도 해제된 상태에서 다시 대유행이 찾아올까 두렵다. 정부에서 방역을 철저하게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기회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소식에 가장 먼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인 단체여행 재개에 발맞춰 다음달 13~17일 베이징, 상하이에서 ‘K-관광로드쇼’를 열고 관광객 유치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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