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친 여의었지만 국정 공백 없도록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예정대로 참석
조화·조문 최소 가족장 치른 뒤 17일 출국
"커지는 안보 협력 중요성…3국 공조 새로운 이정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아버지를 여의었지만, 오는 18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 등 정상외교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할 방침이다.
역사상 최초로 단독 개최되는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북·중·러 밀착 행보와 같은 엄중한 국제정세 속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부친상에도 불구하고 차질 없이 외교 일정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날 오후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윤 교수의 장례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지는데, "국정에 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국정 공백이 없도록 윤 대통령은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은 사양함을 널리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가족장을 마친 직후 오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7일 출국길에 오른다. 장례 일정상 출국 시간은 다소 조정될 수는 있지만, 3국 정상회의 참석 일정은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통해서도 이번 3국 정상회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사흘 뒤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와 역내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 간에 긴밀한 정찰자산 협력과 북한 핵·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빈소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관련 조언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4월 당시 조지 W.부시 미 대통령 초청으로 캠프 데이비드를 찾아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고, 2009년엔 국내 최초 수출 원전인 UAE 바라카 원전 건설 4기를 수주한 경험이 있다.
윤 대통령은 16일 오전에는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은 출국 전날이라 내부 회의 일정 (소화) 등 업무를 본 뒤 오후에 입관식이 있어서 다시 빈소를 찾아 조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부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부모상은 지난 2019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곧바로 부친이 입원해 있던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향했고, 부친의 임종을 지켰다. 윤 대통령의 부친은 노환으로 최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