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안익수 감독, 사퇴 직전 서포터스와 충돌 위기
“안익수 나가!”라는 구호 외친 팬 목소리에 발끈
‘팬 프렌들리’ 추구했지만 성적 부진 속 씁쓸한 퇴장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던 안익수 FC서울 감독은 지난 19일 대구FC와 홈경기 직후 수호신(FC서울 서포터스)과 이례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경기가 2-2 무승부로 끝나며 서울이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을 기록하자 화가 난 수호신들이 “안익수 나가!”라는 구호를 외쳤고, 이에 안익수 감독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김진규 수석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수호신 쪽으로 향하려던 안 감독을 말리지 않았다면 사태가 심각해질 뻔했다.
평소 팬을 우선시하고, 경기 소감을 말할 때마다 항상 수호신에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던 안익수 감독이었기에 예민한 반응은 다소 의외로 여겨졌다.
특히 이날 서울은 K리그1 구단 중 가장 먼저 30만 관중을 돌파했는데 경기 전 안익수 감독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서울은 올 시즌 초반 2위로 상승세를 타며 ‘디펜딩 챔피언’ 울산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다. 이 때까지만 해도 수호신은 안익수 감독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였다.
6월 리그 4경기서 1승 밖에 거두지 못하며 다소 주춤했던 서울은 지난달 12일 수원FC와 홈경기서 구단 역사상 리그 최다골인 7골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끝으로 끊임없는 부진에 빠지며 5경기 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수비서 불안감을 노출하며 경기 막판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대구를 상대로도 전반을 2-1로 앞섰지만 후반 36분 에드가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또 다시 승점3을 얻지 못했다.
결국 분노가 폭발한 수호신이 경기가 끝나자 “안익수 나가”라는 구호와 함께 야유를 보냈고, 이를 듣고 흥분한 안익수 감독도 물러서지 않고 팬과 맞서려 했다.
이후 안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퇴의 변’이라며 태블릿을 들고 미리 준비한 사퇴문을 읽어 내렸다. 정황상 급하게 준비했다기보다 이미 예전부터 사퇴에 대한 결심이 섰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울이 더 발전하려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과의 약속이자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중도 하차 하겠다”고 전했다.
안익수 감독과 수호신의 낯선 대립은 결국 이별로 이어졌다.
한편, 서울은 22일 안익수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김진규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
서울은 안익수 감독이 팀의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굳은 결심을 내비치며 사의를 표함에 따라, 고심 끝에 안익수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