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60%대로 하락…송객수수료 정상화로 매출 38%↓
호텔, 월드사업 비중 최대 약 두 배 상승
해외사업 본격화, 유커 방한 등 하반기 회복 보일 듯
호텔롯데의 캐시카우인 면세사업 비중이 올 상반기 60%대로 떨어졌다.
하늘길이 닫혀 관광객 입국이 어려웠던 코로나19 당시에도 면세사업은 꾸준히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지만 엔데믹 전환에 힘입어 호텔과 롯데월드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호텔롯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중 면세사업부의 비중은 66.8%로 집계됐다.
면세사업부는 그간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담당해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조금 더 높은 83~84% 수준이었다.
코로나로 주요 고객이 관광객에서 중국 보따리상으로 바뀌었지만 2021년 상반기 81.2%, 2022년 상반기 80.8%로 꾸준히 80%선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올 들어 1년 만에 14%가 하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은 면세점 매출이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줄면서 38% 가량 크게 줄어든 점이 꼽힌다.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국내 면세업계는 올 초부터 중국 보따리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하는 등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
아울러 호텔과 월드 사업부가 선전한 점도 면세사업 비중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그간 호텔롯데는 면세사업을 비롯해 호텔, 월드, 리조트 등 총 4개 사업을 영위했다.
그러다 올 1월 조직개편을 통해 리조트사업부를 호텔사업부로 통합하면서 현재는 면세‧호텔‧월드 3개 사업부로 변경됐다.
상반기 호텔사업부(리조트 사업 포함) 매출 비중은 25.7%로 작년(15.1%)과 비교해 70% 넘게 상승했다. 실제로 매출액도 작년 상반기 4596억7900만원에서 올 상반기 5799억7000만원으로 26.2% 증가했다.
롯데월드 등 유원지 사업을 운영하는 월드사업부도 같은 기간 매출 비중이 4.1%에서 7.5%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부터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여행, 관광 등 야외활동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한편 하반기에는 다시 면세점 매출 비중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11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방한 단체관광 비자를 6년5개월 만에 허용하면서 중국 최대 명절인 9월 중추절과 10월 초 국경절 등 황금연휴를 계기로 유커 방한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유커는 코로나19 이전 한국 면세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매출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에도 중국 여객선 단체 관광객 150여명이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을 방문한 바 있다.
엔데믹 전환으로 해외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 사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호주 멜버른공항점을 신규 오픈한데 이어 연말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그랜드 오픈을 진행할 계획이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현지 경기 부진으로 유커의 씀씀이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 수 있고, 지난달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면서 매출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