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그리운 기세’ 롯데 이종운 대행체제, 가을야구 희망 꺼지나


입력 2023.08.29 06:01 수정 2023.08.29 06:0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시즌 초반 '기세' 이끌었던 래리 서튼 감독 건강상 이유로 사퇴

7위까지 추락해 7연패 늪에 빠진 롯데,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 가동

어려운 구도와 분위기 속 과거 경질 감독에게 지휘봉 맡겨 기대 꺾여

이종운 감독대행-래리 서튼 전 감독. ⓒ 롯데 자이언츠

시즌 초반 기세를 잃고 7연패 늪에 빠져 허덕이는 롯데 자이언츠가 래리 서튼 감독마저 놓아주게 됐다.


롯데는 28일 “서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고 알렸다. KT위즈전 패배 직후 서튼 감독이 성민규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한화 이글스 감독에 이어 서튼 감독까지 시즌 중 팀을 떠나면서 KBO리그에는 이제 국내 감독만 남게 됐다.


부산 야구팬들의 간절한 바람이었던 포스트시즌 티켓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롯데는 7연패 늪에서 서튼 감독까지 잃는 악재와 마주하게 됐다.


2021년 5월 허문회 전 감독이 경질되자 2군 감독에서 1군 사령탑으로 승격해 안정적으로 팀을 수습한 서튼 감독은 2023년에도 롯데 지휘봉을 잡았다.


계약 마지막해 서튼 감독의 롯데의 초반 기세는 KBO리그를 강타했다. 홈 부산사직야구장 외 다른 구장에서도 홈팬들 못지않은 롯데 팬들의 모습과 응원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롯데의 기세가 리그 흥행을 진두지휘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늘 초반에 강하다 꺾였지만, 올 시즌에는 6월 중순에도 탄탄한 전력을 뽐내며 3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6월13일에는 신동빈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가 사직구장을 찾아 선수단과 임직원 등 300명에게 갈비찜·전복구이·스테이크 등 10여 가지 음식이 담긴 ‘기세 도시락’을 제공했다.


당시 서튼 감독은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모든 선수가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지만 조심스럽게 성공이라는 단어를 꺼내고 싶다. 팀 색깔이 더 확고해지고 예전과는 다르게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는 게 롯데 야구의 현주소”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서튼 감독도 두 시즌 연속 ‘봄데’를 벗어나지 못했다. 5월에는 선두권을 넘보고, 6월 중순에도 3위 자리에 오르내렸던 롯데는 29일 현재 50승58패(승률 0.463)로 7위까지 내려앉았다. 5위 KIA 타이거즈에 5게임 뒤져있다. 시즌 초반의 기세는 온데간데없다.


“제2의 로이스터가 될 것 같다”는 롯데 팬들의 기대는 완전히 꺾였다. 1군 코치의 항명 사태와 계속되는 성적 부진 탓에 스트레스가 쌓여갔던 서튼 감독은 이달에만 두 차례 어지럼증을 호소하더니 결국 자진사퇴했다.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이종운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해 잔여 시즌을 치른다.


경남고-동아대 출신 외야수(좌투좌타)로 1992년 롯데 자이언츠의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다. 2군 선수들 육성에 힘써오다 지난 6월27일 1군 수석 코치가 됐다. 당장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팀을 지휘한다. 이 대행이 롯데 지휘봉을 잡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성적 부진(8위) 탓에 한 시즌 만에 경질됐던 아픔이 있다.


기세 열풍을 일으킨 서튼 감독이 사실상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난 가운데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이종운 감독대행이 30경기 안팎 남은 시점에서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끄는 모습은 상상하기 쉽지 않다.


현재 KBO 순위 구도와 롯데의 최근 분위기, 박세웅-나균안의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 전폭적인 지지와 환영을 보내기 어려운 과거 경질됐던 감독의 컴백은 “롯데의 가을야구 희망이 사실상 꺼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더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