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화웨이 논란 겹쳐...국내 반도체주 타격
코스피가 나흘 연속 하락해 2540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미·중 갈등 속 중국이 자국 내 아이폰 사용 규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과 화웨이 논란 등이 겹치면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8포인트(0.02%) 내린 2547.6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19포인트(0.09%) 하락한 2546.07에 개장해 장중 2530.05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소폭 상승해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355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2180억원, 기관이 106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포스코홀딩스(2.64%)를 제외한 8개 종목이 하락해 대형주 전반이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주가 변동이 없었다. SK하이닉스(-4.05%), LG화학(-2.25%) 등의 낙폭이 컸고 삼성전자(-0.14%)도 하락했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미·중 전략 경쟁으로 반도체 기업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전날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의 제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도입된 이후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경위 파악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공무원들에게 애플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앞선 뉴욕 증시에서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들이 하락한 것도 반도체주 주가를 끌어내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아이폰 사용 규제, 화웨이 최신형 휴대폰에 탑재된 국내 반도체 등 이슈로 인해 장 초반부터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적극 나서면서 약세 흐름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장 후반 외국인의 코스피 선물 순매도 규모가 축소됐고 코스닥시장에선 기관 순매수 확대와 외국인 순매도 축소 영향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7.82포인트(0.86%) 상승한 914.18에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닥시장에선 기관이 1125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95억원, 405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엘앤에프(-0.30%)를 제외한 9개 종목이 오름세로 마감하면서 코스피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로봇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11.58%)가 급등했고 에코프로비엠(3.46%), 포스코DX(3.23%)도 3%대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 낮아진 1333.4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