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진실의 '목소리'가 커진다 [D:쇼트 시네마㊺]


입력 2023.09.09 09:05 수정 2023.09.12 08:5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김영제 감독 연출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학교 전담 경찰관 재연은 살려달라는 말을 남긴 채 끊긴 소녀의 전화를 받는다. 재연은 실종 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움직이는 일이 섣부르다는 걸 알지만 사건임을 감지한다. 다음 날, 재연은 소녀가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는다. 그리고 그 소녀는 자신이 담당하는 고등학교의 지수(최예빈 분)라는 학생이었다.


재연은 지수의 학교를 찾아가 교우 관계를 조사한다. 지수가 남학생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소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단 사실과 소문이 정민(설재환 분)과 최근 헤어졌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나 규현(권영찬 분)은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정민과 지수가 헤어진 뒤 불거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수와 가장 친했던 주희(권영은 분)는 사건이 일어난 날 밤의 이야기를 재연에게 들려준다. 정민이 지수를 핑계로 주희를 불러냈고, 술을 마신 이후 성폭행을 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와 지수가 이를 알고 정민을 만나러 간 후 연락이 되지 않았단 사실이다.


지수는 사람의 이목을 끌 만큼 예쁜 외모를 가진 여학생이고, 주희는 그에 비해 뚱뚱하고 평범하다. 정민은 주희의 외모 때문에 자신이 한 일을 사람들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해 왔다. 이후 자신이 예뻐진다면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줄까 싶어 화장을 하고 뷰티 유튜버 활동을 하고 있었다.


주희는 자신 때문에 실종된 지수를 위해 용기를 내 모니터 앞에 앉아, 모든 일을 털어놓는다.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정민의 말과 달리 구독자들은 주희에게 지지를 표한다.


재연은 조사 끝에 지수가 정민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정민의 친구들에 의해 다리 아래로 떨어졌다는 걸 알고 구출을 시도한다. 깜깜한 터널 아래 갇혀 있었던 지수와 주희는 이 사건으로 인해 다시 빛으로 걸어나올 수 있게 됐다.


끝까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재연 역은 이주영이 맡았다. 흔들리지 않고 직감대로 나아가는 경사의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학교 폭력, 외모 지상주의, 방관 등의 설정들이 모여서 만든 실종 사건이, 범죄 드라마 장르에 입맛에 맞게 조율 됐다. 재연의 전사,주변 캐릭터들 간 얽힌 관계들이 궁금해지며 단편에서 더 확장된 장편을 보고싶게 만든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