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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픽업트럭이 '힙할 수' 있을까?… 쉐보레 콜로라도 "당연하지"


입력 2024.09.16 08:00 수정 2024.09.16 08: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시승기

스포티하고 젊어진 얼굴… "픽업도 스타일 챙겨야지"

재미는 줄었지만 '승용차'만큼 편해진 운전

높아진 가격·한국인 선호 옵션 부족

올 뉴 콜로라도 ⓒ한국GM

1톤 트럭보다는 세련됐지만 미국처럼 픽업트럭이 만연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제 아무리 잘생긴 픽업트럭이라도 여전히 '트럭'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짙다. 승용차만큼 편안하지 않고, 주차가 어렵다는 면도 포함되지만 디자인에서부터 트럭의 생김새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여전히 올드한 영역처럼 여겨지는 픽업트럭 시장에서 3세대 모델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간은 '가성비' 미국 픽업트럭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번 3세대 모델에서는 젊은 얼굴과 세련된 주행감으로 '프리미엄'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가격을 무려 3000만원이나 올렸지만, 초도물량 400대는 이미 완판됐다.


3세대 콜로라도는 더 많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픽업트럭이라는 영역과, 높아진 가격까지 설득시킬 수 있을까. 그래서 직접 시승해봤다. 서울서부터 남양주로 가는 온로드 코스와 남양주 문안산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까지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달려봤다. 시승 모델은 쉐보레 콜로라도 Z71 트림으로, 가격은 7279만원이다.


올 뉴 콜로라도 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잘생겼다." 기존 콜로라도의 생김새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3세대 콜로라도를 마주했을 때 모두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얼굴 모양이 아예 변해버린 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인상은 분명히 잘생겨지고 젊어졌다.


자세히 둘러보니 젊은 인상을 주는 가장 큰 요소는 헤드램프다. 헤드램프가 전작보다 슬림해졌는데, 덕분에 거대한 덩치와 더 잘 어우러지며 날카로운 인상이 완성됐다. 쌍꺼풀 없이 날카로운 얼굴과 근육질 몸매가 합쳐진, 요즘 시대에 각광받는 외모다.


전면 인상을 더 강렬하게 만들어주는 건 얼굴을 감싼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거대한 사이즈의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이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이어져있는데, 덕분에 커다란 얼굴이 심심할 틈 없이 채워졌다. 그릴에 붙어있는 Z71트림을 나타내는 빨간 뱃지는 포인트다.


올 뉴 콜로라도 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후면은 테일게이트에 '쉐보레(CHEVORET)'라는 레터링이 중앙에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데, 전작에선 최고급 트림을 선택해야만 이 디자인이 적용됐지만 이번엔 단일트림이라 망설일 시간을 줄여준다. 대문짝만한 뒷태에 리어램프가 심플하게 양쪽 끝으로 심플하게 배치된 모양이지만, 레터링 덕에 모자라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측면으로 돌아서니 날렵해지고, 길어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이번 3세대 모델은 전작 대비 전장과 전폭, 전고가 15~20mm 연장됐고, 축거는 79mm 늘었다. 타이어를 감싼 펜더가 특히 높게 위치했는데, 덕분에 타이어 크기를 자유자재로 키울 수 있다.


올 뉴 콜로라도 내부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내부의 변화도 놀랄 만 하다. 우선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투박한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이 환골탈태 수준으로 달라졌다. 기존 양쪽 송풍구를 단 채 몸집에 비해 옹졸했던 디스플레이는 아주 크진 않지만 꽤나 최신식으로 바뀌었다.


투박한 내부를 고집하는 쉐보레의 전통을 생각하면 용감한 변화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아쉬워할 마니아들을 달래줄 물리버튼도 함께 살려줬다. 디스플레이 하단과 이어지는 부분에는 공조, 통풍·온열시트, 음량 조절 등 꼭 필요한 기능들만 골라서 물리버튼을 배치했고, 중앙 송풍구 아래 비상등, 차선유지 기능들도 물리버튼으로 채웠다.


디스플레이 하단에 위치한 물리버튼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인테리어도 외관의 변화처럼 스포티하고 젊은 감성으로 재탄생했다. 전반적으로 블랙 색상의 인테리어에 스포츠카에서나 기대할 만한 레드 스티치를 곳곳에 새겨넣으면서다. 대단히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지만, 전작과 비교하면 감사할 따름이다.


주행감은 어떨까. 본격적으로 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을 밟으니 예상 외로 가볍게 뻗어나가는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기존엔 쉐보레 특유의 묵직한 감성을 잘 보여주는 모델이었다면, 3세대에서는 단단한 주행감은 살리면서 조금 더 '픽업 스럽지 않은' 감성으로 중무장했다.


가장 놀라웠던 건 거대한 덩치에도 쉽게 돌아가는 스티어링 휠이다. 스티어링 휠은 여성 운전자가 한 손으로도 거뜬히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부드럽다. 유턴을 할때나, 회전 할 때 두 손으로 힘겹게 돌릴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묵직한 몸뚱이가 흔들리거나, 한쪽으로 크게 쏠리는 현상도 찾아볼 수 없다.


3세대 콜로라도에는 차세대 파워트레인인 2.7L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고, 2세대 8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313.4마력, 최대 토크는 54kg·m를 발휘한다.


가벼워진 스티어링 휠과 함께, 가솔린 엔진과 차세대 변속기의 적절한 융합은 우락부락한 몸과 달리 내부에선 승용차를 모는 것처럼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잔잔히 달리다 고속 구간에서 속도를 높일 때도 부드럽게 변속하면서 힘있게 내달린다.


디젤엔진 처럼 '픽업 트럭을 운전하고 있다'는 기분은 부족할 지 모르지만, 강력한 힘과 편안한 주행감, 환경적으로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산길을 오르는 올 뉴 콜로라도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오프로드에서는 어떨까. 차분해진 온로드 승차감의 콜로라도는 오프로드 코스에 진입하니 순식간에 보디가드로 돌변했다. 울퉁 불퉁하게 정리되지 않은 노면 탓에 차체가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거친 산길과 흙길, 깊게 파인 길에서도 힘든 내색 없이 돌파해냈다.


정제되지 않은 높은 경사로에서는 경사로 저속 장치(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을 켜면 겁내지 않고 거뜬히 주파할 수 있다. 드라이빙 모드 중 험지 전용으로 마련된 모드를 선택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최저 시속 1㎞까지 속력을 낮춘다.


온로드, 오프로드를 골고루 내달린 뒤 차에서 내려 확인한 연비는 8.8km/L. 복합연비가 8.1km/L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준수하다. 연비를 기대하고 타는 차는 아니지만, 고속 주행시 10km/L 수준까지는 기대해볼 수 있겠다.


올 뉴 콜로라도 ⓒ한국GM

시승을 마치고 나니 갑자기 3000만원이 오르고도 400대의 초도물량이 하루만에 팔려나간 이유가 어느정도 이해됐다.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생겨진 외관과 인테리어, 10개에 달하는 안전사양들은 기존' 픽업트럭이라 감수해야했던 불편함'을 모두 상쇄해줬다.


차를 통해 운전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나타내는 시대, 3세대 콜로라도는 '가성비 픽업트럭'의 영역을 확실히 벗어난 듯 했다. 여전히 주차공간, 2열 공간의 불편함 등 픽업트럭만의 불편함이 뒤따르겠지만, 주행감, 승차감, 편의사양 등 아쉬움을 견뎌야했던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타깃

-"픽업트럭이니까"… 주행감, 편의사양 아쉬워도 참았다면

-편리함에 개성까지 챙긴 '힙한' 픽업트럭 찾는다면


▲주의할 점

-기존 콜로라도를 생각했다면 시승 전에 가격표를 먼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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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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