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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불구 또다시 높인 잔혹성…‘허용 범위’ 넘어서는 막장 드라마 [D:방송 뷰]


입력 2023.09.20 08:31 수정 2023.09.20 08:53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김순옥 작가, 주동민 감독이 ‘7인의 탈출’로 돌아왔다. 악인들의 대결을 다룬 피카레스트 복수극을 내세우며 작정한 듯 휘몰아치는 전개를 선보이는 가운데, 전작에서부터 지적을 받은 폭력성까지 함께 높아져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수많은 사람들의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 그리고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SBS 드라마 ‘7인의 탈출’이 처 방송을 시작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이끌며 막장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한 김순옥 작가, 주동민 작가가 다시금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 작품이었다.


자식들을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펜트하우스’ 시리즈 이어, 이번에는 악인들의 대결을 다룬 피카레스트 복수극을 내세우며 더욱 강렬한 전개 예고했었다.


얽히고설킨 인물들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김 작가 특유의 거침없는 전개를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쏠렸었고, 예상한 대로 악행의 이유 등을 설명하는 등의 과정은 생략하며 빠르게 본론으로 진입하며 장르적 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대놓고 표현하게 되면서 폭력성, 잔혹성이 지나쳤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금라희(황정음 분)가 딸의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겨 시청자들을 경악케 하는가 하면, 미성년자가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출산하는 장면을 담아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설정은 물론, 표현도 지나치게 적나라했다는 지적이다.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을 받은 잔혹성을 그대로 반복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감을 사고 있다. 파격적인 설정,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등을 빠른 전개로 선보이며 젊은 층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던 ‘펜트하우스’ 시리즈였지만, 이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다소 잔인한 표현들이 이뤄져 빈축을 사기도 했던 것.


무엇보다 학생들의 왕따를 묘사하는 과정에서 방심위로부터 법정제재 주의를 받고 시청 등급 조정을 요구받았으나, 이를 무시하듯 자극적인 장면을 펼쳐놓으며 빈축을 사고 있다. ‘7인의 탈출’의 경우, 캐릭터에 대한 서사가 쌓이기 전, 그들의 악한 면모만을 강조하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결혼작사 이혼작곡’으로 시즌제 드라마에 도전하는 등 김 작가와 마찬가지로 막장 드라마의 가능성을 넓히는데 일조한 임성한 작가도 최근 선보인 ‘아씨 두리안’을 통해 지나친 파격을 선보여 외면을 받은 바 있다. 고부 동성애부터 30살 차이 커플까지. ‘재미’를 이유로 파격 설정을 웃어넘기던 시청자들도 몰입하지 못할 무리한 설정들로 인해 미미한 반응을 얻었었다. 5~6%대의 평범한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임 작가의 전작이 9%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다 10%를 넘기며 종영한 것과 비교하면 후퇴한 기록이었다.


막장 드라마는 최근 특유의 거침없는 전개를 강조하며 젊은 층에게도 각광을 받는 장르가 됐지만, 작품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의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고, 막무가내식 전개가 이어질 때도 ‘순옥적 허용’이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눈감아 주던 시청자들도 ‘지나쳤다’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7인의 탈출’의 경우 폭력, 잔혹성을 ‘재미있다’라는 이유로 허용할 경우, 이것이 어떤 부작용을 야기하는지를 보여주는 부정적인 사례로 남는 것은 아닌지 더욱 큰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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