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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엉켰던 강백호, 아시안게임 앞두고 풀리나


입력 2023.09.20 16:06 수정 2023.09.20 16:0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강백호 ⓒ KT위즈

올 시즌 심신이 뒤엉켰던 강백호(KT 위즈)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살아나고 있다.


강백호는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3번타자(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활약으로 7-1 승리에 기여했다.


1회부터 선발 황동재의 포크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 넘어가는 솔로 홈런(시즌 8호)을 터뜨렸다. 지난 8일 SSG 랜더스전에서 터뜨린 만루홈런 이후 8경기 만에 한 방의 맛을 봤다. 3회말에는 좌전 안타를 뽑으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7회에는 볼넷을 골라 약 3개월 만에 3출루 경기도 했다. 8회말에는 적시타 하나를 더 얹으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올 시즌 강백호는 뒤얽혔다. '올림픽 껌' 파문에 이어 시즌 개막 직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어이없는 주루사, 그리고 '아리랑 송구' 논란으로 야구팬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들었던 강백호는 지난 6월 감기몸살, 피로 누적 등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몸 상태라고 하지만 심경이 복잡했다.


지금이야 KT가 믿기 어려운 반등에 성공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당시에는 팀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를 지켜보는 강백호도 괴로웠다. 팬들의 원성은 더 커져갔다.


한 달 만에 복귀한 강백호는 7월 8경기에서도 1할대 타율에 그치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달 초부터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타로 나서면서 감각을 끌어올리던 강백호는 최근 5경기 타율 0.381(21타수8안타)를 찍었다. 이 기간 타점도 3개 올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최근 타석에서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몸도 마음도 뒤엉켰던 강백호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본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은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에도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이정후(키움) 이탈이라는 치명타를 맞은 대표팀으로서는 강백호 결정력에 기대를 걸고 그의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해왔다. 기대를 버리지 않고 믿고 기다려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화답하듯, 강백호는 명예 회복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데뷔 후 4년 동안 ‘천재 타자’다운 성적과 연봉, 그리고 인기를 모았던 강백호는 최근 2년 사이에는 대표팀을 오가며 논란에 휩싸인 채 매번 도마에 올랐다.


다시 시작이다. 시나브로 살아나고 있는 강백호에게 '대표팀 흑역사'를 모두 걷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개막에 맞춰 강백호도 본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강백호에게 야구 인생의 큰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이정후 없는 대표팀에서 강백호가 결과물을 만들며 쏟아졌던 질타를 찬사로 덮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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