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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 같은 '한강', 디즈니 플러스의 버리는 카드였나 [D:방송 뷰]


입력 2023.09.24 11:30 수정 2023.09.24 11:3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권상우·김희원·이상이 주연

디즈니 플러스의 신작 '한강'이 '무빙'의 기세를 이어가겠다고 호언장담 했지만 촌스러운 연출과 각본으로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한국 콘텐츠에서 다뤄진 적 없는 한강 경찰을 내세워 한강을 둘러싼 범죄의 일망타진을 그린 시도는 좋았으나,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4화까지 공개된 '한강'은 한강경찰대 소속 두진(권상우 분)이 경인 리버 크루즈 대표 황만대(최무성 분)와 그의 조카 기석(이상이 분)의 밀수를 비롯한 범죄를 따라가는 동시에 전사를 풀어냈다.


두진은 과거 형을 잃은 아픔을 가진 인물이었다. 두진의 형은 동료 백철(박호산 분)과 함께 순찰을 나갔다가 의문을 사고를 당하게 되고 사망까지 이르게 됐다. 이 같은 사연을 안고 있는 두진은 백철을 원망하는 감정을 품고 있는 상황. 정의감 넘치며 능청스러운 두진이 알고 보니 사연 있는 캐릭터라는 걸 강조해 입체적으로 그리려는 의도겠으나, 우리가 수 없이 봐왔던 범죄 드라마 주인공의 클리셰로 범벅돼 있다.


두진 역을 맡은 권상우가 코믹과 액션을 오가는 작품으로 자주 대중과 만나왔던 터라, 더욱 새롭지 않았다. 그 동안 선보여왔던 캐릭터와 궤를 같이한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범죄 전개 역시 마찬가지다. 금 밀수를 계획하던 황만대(최무성 분)은 서울 시장을 찾아가 MOU를 강제 성사시키고, 금 1톤 거래를 앞두고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자 조카 기석(이상이 분)을 몰아세우며 계획을 진행시킨다. 사회적으로 가면을 쓴 CEO의 검은 속내, 삼촌을 뛰어넘고 싶지만 능력이 모자라 폭주하는 빌런은 위협적이지 못한 채 피로감만 누적시켰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유치한 대사와 촌스러운 연출력도 수준 높아진 시청자에게 만족감을 주긴 역부족이었다.


권상우, 김희원, 성동일의 조합도 '한강'을 진부하게 만든데 한 몫 했다. 권상우, 김희원은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으며 권상우와 성동일은 영화 '탐정' 시리즈, 웨이브 시리즈 '위기의 X'에 함께 출연했었다. 안전한 선택은, 안일한 결과물로 돌아왔다.


권상우는 '한강' 공개에 앞서 "'무빙'은 대작이고 저희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재밌게 보실 수 있다. 조인성에서 권상우로 갈아타시면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말 '무빙'에게 열광한 시청자들이 '한강'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걸까.


'무빙'이 종영 하기 전 공개한 편성도 독이 됐다. '무빙'에게 관심을 빼앗겨 화제성도 미지근하다.


사실 디즈니 플러스는 '한강'보다는 27일 공개되는 '최악의 악' 먼저 프로모션을 가동해 더 신경 쓰는 뉘앙스를 풍겼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로 지창욱, 위하준이 주연을 맡았다.


디즈니 플러스는 '무빙'이 한 방에 쌓아 올린 관심을 신작들로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년 전 한국서 론칭할 때만 해도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여겨졌지만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의 실패만 반복됐다. 여기에 부실한 번역과 불친절한 자막 등의 불만들도 이어지면서 디즈니 플러스는 국내에서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년 만에 웰메이드 콘텐츠 '무빙'을 탄생시키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지만, '한강'으로 너무 빨리 열기를 식혀버렸다. 공개를 앞두고 있는 '최악의 악'과 '비질란테'는 다른 결과물을 안길 수 있을까. 디즈니 플러스의 발걸음에 많은 눈과 귀가 쏠려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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