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하태경, 변화의 바람
불러와 정치판 바꿨다" 평가
장예찬 "매우 의미있는 결단
…제2, 제3의 하태경 나와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이 3선을 지낸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을 떠나 내년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에 대해 당안팎에서 이번 결정 응원하는 목소리와 함께 당 중진들을 향해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운대에 남아서 누구와 경쟁하더라도 이길 자신 있었지만, 저를 키워준 당과 주민들에게 더 크게 보답하는 것이 정치소신에 부합하는 길"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7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 2024년 총선은 해운대가 아닌 서울에서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 의원은 "해운대 불출마 소신을 미리 밝히지 못한 불가피한 사정을 이해해 달라"며 "더 좋은 정치로 하태경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선 이 같은 하 의원의 결정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아주 적절한 판단을 내려줬다"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이틀 남은 시점에 수도권을 위해서 국민의힘에 변화·혁신의 바람이 일어야 된다"며 "하 의원의 판단이 없었다면 국민의힘에 호재가 될 만한 정치 개혁 뉴스가 마땅치 않았을 텐데, 서울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해서 정치판을 바꿨다"고 말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하 의원의 서울 총선 출마 선언에 대해 "대단히 의미 있는 결단이다. 하태경 의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하태경들이 나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장 청년 최고위원은 "자발적인 중진들의 결단이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먼저 헌신하고 절박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효과가 있다"며 "누가 되었든 3선 이상 했다는 것은 많은 기회를 당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중진을 다 어떻게 해라 이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깊게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정치 신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하 의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태경 의원 같으면 부산에서 인지도가 최상위권이고 해운대에서 벌써 3선을 했는데 버티려면 얼마든지 버티고 해운대가 아니더라도 부산이나 영남 내에서의 이동을 고집할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며 "영남 지역구 의원이 적극적으로 어젠다를 발굴해서 전국적 인지도를 쌓는 사례,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영남 중진 의원이 수도권에 도전하는 사례 모두 우리 당에 귀하고 더 늘려야 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천 위원장은 이 같은 의견을 내면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한 하태경 의원이 사정이야 어찌 되었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긴다고 한다. 좋아 보인다"고 하자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 찾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천 위원장은 "수도권에 도전할 엄두도 못 내다가 결국 영남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 않나"라며 "홍 시장님, 우리 당의 큰 스피커이신데, 사감을 앞세우기보다는 하태경 의원 같은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도록 메시지 방향성을 잡아주시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