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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유치원비 月 124만원…졸업 후엔 '레벨테스트' 경쟁도 치열


입력 2023.10.11 09:01 수정 2023.10.11 09:01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유아 대상 영어학원 교습비 매년 상승세…세종시, 170만3000원으로 가장 높아

하루 4시간 주 5회 수업 학원 기준…급식비 및 차량비 포함 안 돼 부담금액 더 클 듯

초등 영어학원 진학 전 '레벨테스트' 경쟁 치열…난도 점점 높아져 '7세 고시'로 불려

올해 6월 기준 유아 대상 영어 학원 840곳…2018년(562곳) 대비 약 1.5배 수준

대치동 학원가ⓒ뉴시스

'영어 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교습비가 해마다 늘어 월평균 124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에도 유아 사교육 열풍을 타고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월평균 교습비가 2021년 107만원, 2022년 115만4000원에서 올해(6월 기준) 123만9000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새 20%가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세종이 170만3000원으로 가장 높고 충남(145만9000원), 서울(144만1000원), 인천(142만6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하루 4시간 이상 주 5회 수업을 제공하는 학원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교습비에는 재료비와 급식비, 차량비 등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 달 교습비가 200만원에 가까운 강남 유아 대상 영어 학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학원에 입학하려면 40만∼50만원대 입학비도 별도로 내야 한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영어 유치원 졸업 후 유명 초등 영어 학원에 아이를 보내기 위한 '레벨테스트' 경쟁도 치열하다. 이른바 '빅5', '빅10'으로 꼽히는 초등생용 유명 영어 학원의 예비초1 레벨테스트 난도는 갈수록 높아져 '7세 고시'란 말도 나온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에도 뜨거운 유아 사교육 열풍을 타고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수는 840곳으로 2018년(562곳)의 약 1.5배 수준이다. 서울(289곳)과 경기(221곳)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부산(73곳), 대구(41곳), 인천(33곳) 등이 뒤를 이었다.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원생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4만1486명으로 역시 서울(1만7193명)과 경기(1만756명) 지역이 절반을 훌쩍 넘어 6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부담은 저출산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로도 꼽혀 문제로 거론된다.박진백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이 2009∼2020년 국내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년도 1인당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이 약 0.0019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유아 사교육 시장이 지나치게 팽창하면서 유아 시절부터 부모의 배경에 의한 교육 불평등이 유발되고 있다"며 "영유아에 대한 과잉교육을 방지하고 아이들이 발달 과정에 맞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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