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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기자회 "방송 재허가 '취소' 위기에도 손 놓고 있는 회사"


입력 2023.10.11 11:37 수정 2023.10.11 11:38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MBC 새기자회, 10일 성명 발표

MBC문화방송 사옥 전경.ⓒMBC공식 홈페이지

MBC 보도·시사 프로그램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받았다. 방심위 소위는 지난 5일 지난해 대선을 불과 하루 이틀 앞두고 잇따라 뉴스타파의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검증 없이 인용 보도한 <MBC뉴스데스크>와 <PD수첩>에 각각 최고 수위 징계인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더불어 <김종배의 시선집중>에는 법정 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이것만으로도 MBC는 방송 재허가 심사에서 벌점을 최소 20점 이상 받을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3월 7일 신장식 변호사가 출연한 <뉴스외전>(진행 권순표) 보도 등도 방심위가 심의할 전망이어서 법정 제재에 따른 대량 벌점이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방심위 벌점은 조정이 불가능한 '정량 평가' 사항으로 방송사 재허가 심사 시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방심위 의견진술에 참석한 MBC 보도·시사 프로그램 책임자들은 일말의 반성조차 없었다. "아직 의혹은 살아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론도 충분히 담아 공정성과 균형성을 최대한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심위는 "녹취 전문이 공개돼 조작과 날조가 확인됐는데도 공식 사과 없이 혼선을 줬다는 정도로 넘어가려는 태도가 문제"라고 일축했다.


'안형준 MBC'의 이런 태도는 과거 유사한 사례와 비교할 때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방심위 소위는 지난 2018년 5월 '어묵 먹방' 배경으로 세월호 참사 뉴스 화면을 삽입해 '세월호 희생자 조롱' 논란을 일으켰던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과징금 부과'를 의결한 바 있다. 파장이 커지자 당시 최승호 경영진은 방심위 심의에 앞서 전사적 진상 조사를 벌여 제작진에게 정직 등의 중징계를 내리는 한편, 방심위에 추가 진술까지 요청해 제작진에게 언론인 윤리교육을 시키겠다고 약속하며 자세를 한껏 낮췄다. 그 결과 방심위 징계를 최고 수위인 '과징금 부과'(벌점 10점)에서 '관계자 징계' 및 ‘해당 회차 프로그램 중지’(벌점 6점)로 낮추는 데 성공(?)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체 진상 조사는 고사하고 방심위에 출석해서까지 "뭘 잘못했느냐"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무엇이 다르기에 최고 수위 징계를 받고도 이토록 당당한가. 혹 박성제 전 사장의 비뚤어진 인식대로 "언론은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야" 해서인가.


아니나 다를까.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세등등해진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달에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인용보도에 중징계를 의결한 방심위를 '정권 하청 검열기관'이라고 맹비난하고 있으니 말이다. 현재 보도와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MBC 기자와 PD들은 혹시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보도 시비와 그에 따른 방심위 제재쯤은 오히려 '훈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안형준 사장은 취임 후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아무런 존재감 없이 사장실만 지킬 것인가. 현직 사장으로서 MBC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이 눈곱만큼이라도 있다면 '과징금 부과'가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확정되기 전에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철저한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공정방송을 향한 최소한의 자세라도 보여줄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2023년 10월 11일 MBC새기자회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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