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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참패 때로 되돌아간 민심


입력 2023.10.12 02:17 수정 2023.10.12 02:1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김태우 39.37% vs 진교훈 56.52%

불과 1년 만에 여당에 돌아선 민심

21대 총선 강서구 득표율과 판박이

"최소 21대 보단 낫다? 기대 무너져"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11일 서울 강서구 캠프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며 1년 만에 다시 강서구청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주게 됐다. 240여 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하나일 뿐이지만, 서울·수도권 민심의 흐름으로 국민의힘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최종 집계 결과 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13만7066표(56.52%)를 얻어 9만5492표(39.37%) 득표에 그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17.15%p로 격차도 일반적인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불과 1년 만의 민심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51.30% 득표율로 김승현 민주당 후보(48.69%)를 상대로 신승했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는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56.09%, 송영길 민주당 후보 42.10%였다.


20대 대선과 비교해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처참한 성적표다. 당시 강서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49.17%,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46.97%였다. 강서구가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이며, 갑·을·병 지역구 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임을 고려하면 비록 득표율에서 소폭 밀렸지만 상당히 선방을 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 보궐 선거를 통해 민심이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때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당시 강서구 갑·을·병 여야 후보들의 득표율을 합산하면 각각 민주당 57.26%, 국민의힘 39.18%로 집계된다. 이는 공교롭게도 이번 보궐 선거와 거의 일치한다.


21대 총선 직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민주당은 소위 '조국 사태'로 흔들렸고 코로나 방역 실패론이 겹치며 위기를 맞이했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보수통합을 바탕으로 대여 압박 수위를 높이며 좋은 분위기에서 선거 국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막판 공천 논란과 일부 후보자들의 실언, 민주당의 재난지원금 등이 위력을 발휘하며 힘 없이 무너진 바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20년 4월, 총선에서 보수대결집으로 패배한 이후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거쳐 대선과 지선을 걸쳐 쌓아 올린 자산이 오늘로서 완벽하게 리셋됐다"며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라고 총평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작년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을 넣어 계산해 보면 패배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의 격차가 날 것이라는 일부 예측은 솔직히 믿지 않았었다"며 "경기도는 어려워도 서울은 그래도 상황이 괜찮고, 최소한 21대 총선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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