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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에 수주텃밭 ‘중동’ 암초…해외건설 350억불 ‘경고등’


입력 2023.10.16 06:29 수정 2023.10.16 06:29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3분기 해외수주 235.3만달러…8년 만에 최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해외수주 호조에 ‘찬물’

“당장 영향 없지만, 자잿값 인상 등 불안요소 남아”

올 3분기까지 호조를 나타내던 해외건설 수주가 난관에 봉착했다.ⓒAP/뉴시스

올 3분기까지 호조를 나타내던 해외건설 수주가 난관에 봉착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이 발생하면서다.


이-팔 전쟁으로 국내 기업들의 전통 수주텃밭으로 분류되는 중동 사업 전반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정부가 목표한 해외수주 350억달러 달성도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해외 누적 수주는 235억3000만달러로 1년 전 대비 5.0% 늘어난 수준이다. 총 284개사가 86개국에서 443건의 수주고를 올렸다. 지난 2015년(345억달러)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에서 79억3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전체 수주액의 34%를 차지한다. 사우디, UAE, 리비아, 카타르, 이라크 등에서 수주 먹거리를 확보했다.


특히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AGIC 석유화학 플랜트,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플랜트 등 산업설비 수주가 실적을 견인했다. 이어 북미·태평양 74억2000만달러(32%), 아시아 46억8000만달러(20%), 중남미 13억4000만달러(6%) 등 순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연간 해외수주 목표를 350억달러로 설정하고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원팀코리아’를 결성, 해외수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제2 중동붐’을 이끌기 위해 중동지역 수주물량을 차츰 늘려가고 있는데,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무력충돌이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중동지역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지면서 신규 사업과 진행 중인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발언하면서 정부와 기업들이 민·관 합동으로 주력하는 사우디 초대형 프로젝트 ‘네옴시티’에도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업체는 중소기업 1곳으로 파악된다. 무력충돌이 일어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는 진출한 업체가 없는 상태다.


당장 사업에 제동이 걸리거나 현장을 철수하는 등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건설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강구한단 계획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전쟁이라는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한 만큼 확전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주변국으로 확산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충돌에서 그친다면 단기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주 무대인 중동 사업까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얼마나 사태가 장기화할지, 인접국으로 영향이 확대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번 사태로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의 신규 사업 발주가 지연될 가능성은 커졌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마찬가지로 원자잿값 폭등, 고금리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종전보다 자금조달 환경은 더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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