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예술요원 편입인원
69%가 국내 주최 대회 입상자
성일종 "국위선양이란 제도 취지
고려해볼 때 적절한지 검토 필요"
국위 선양을 이유로 2위 이내 입상자에게 병역혜택(예술요원 편입)을 주는 국제콩쿠르 중 일부가 참가자의 대부분이 우리나라 사람이거나 입상자 전원이 우리나라 사람인 등 기이하게 운영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주최하는 국제예술대회 6개 대회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는 최근 5년간 대회 참가자 중 우리나라 사람의 비율이 83.0%에 달했으며 병역혜택을 받는 2위내 입상자는 100% 전원이 우리나라 사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대회 참가자의 76.7%가 우리나라 사람으로 2위내 입상자는 발레 종목은 88.9%가 우리나라 사람, 현대무용 종목은 100%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도 우리나라 사람이 참가자의 67.0%를 점한 가운데, 2위내 입상자의 77.8%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무용 외에 음악 분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5년간 대회 참가자의 70.5%가 우리나라 사람이었으며, 2위내 입상자는 100% 전원이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대회 참가자의 48.7%가 우리나라 사람으로, 2위내 입상자 중 우리나라 사람 비율은 80%에 달했다.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대회 참가자의 45.5%가 우리나라 사람이었으며, 2위내 입상자의 41.7%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국제음악 및 무용 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을 하면 예술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병역법 제33조의7에 있다. 병역법 제2조 1항 10의3호에서는 그 명분을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에 두고 있다.
국위선양을 명분으로 병역혜택이 부여되는데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가자의 대부분인 콩쿠르에서 전원 우리나라 사람들이 2위 내에 입상해 병역혜택을 받는 기이한 현상이 목격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주최되는 국내예술대회와 국제예술대회를 통해 병역혜택을 받는 예술요원 비율이 전체 예술요원 중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주최 대회에 비해 국내 주최 대회 입상자 비중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성일종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예술요원 편입 인원은 281명이었는데, 그 중 국내에서 주최하는 국내예술대회 출신이 △동아국악콩쿠르 35명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26명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21명 △온나라국악경연대회 20명 △동아무용콩쿠르 18명 등 총 120명으로 전체 대비 43%에 달했다.
또 국내에서 주최하는 국제예술대회 출신은 △서울국제무용콩쿠르 31명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15명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 12명 △제주국제관악콩쿠르 8명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4명 △서울국제음악콩쿠르 4명 등 총 74명으로 전체 대비 26%였다.
국내에서 주최하는 국내예술대회 입상자와 국내에서 주최하는 국제예술대회 입상자를 합하면 예술요원 편입 인원의 69%를 차지했다.
성일종 의원은 "국위선양과 문화창달 기여라는 예술요원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볼 때, 과연 참가자 중 83%가 한국인인 국제대회가 편입대회로 적절한지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한 국내예술대회는 최근 10년간 예술요원 편입 인원이 35명이나 되는데, 타 국제예술대회와의 형평성 관점에서 (현재 예술요원으로 편입가능한) 36개 대회를 모두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