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상상 이상으로 자주 유가족과 접촉 시도…진정성 갖고 정성 들여"
"이태원 사고현장 추모 공간, 서울시와 자치구 반반 부담…기후동행카드, 경기·인천 동행이 바람직"
"세운상가 재건축 계획, 박원순 시장 1100억원 들여 공중보행로 만들고 '대못질' 해놓고 나가"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 장점에 집중해야…홍범도 흉상 위치 이전 중요한 일 아니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9일 1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 관련 지난 2월 4일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분향소에 대해 "되도록 자진 철거를 유도할 생각이지만 마냥 1년, 2년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참사 1주기가 지나면 분향소를 철거하는가"라는 질의에 이같이 답하고 "그런 관점에서 적어도 1주기까지는 시민 여러분들이 양해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유가족들과 한번도 공식적으로 직접 만난 적이 없다는 이 의원의 질의에 대해 "상상 이상으로 자주 접촉을 시도했다"며 "진정성을 갖고 정성을 들였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유가족 분들은 대리인으로 선정한 분 이외에는 접촉 자체를 스스로 안 하기로 원칙을 정했다"라며 "특히 그 점을 설득하기 위해 수없이 접촉했다는 것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이태원 참사 원인을 묻는 질의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었다"며 "기관 간 공조·협조 체계가 부실했으며 사전예측 체제가 완비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는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난 업무와 관련해 수평기관 간의 통제권한을 시장, 지사가 가져가야 한다고 본다'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시장이 잘한 부분도 있고 못한 부분도 있고 공과는 다양하다"며 "유족들하고 합의해서 추모공간은 유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주고 아픈 상처를 국민 모두와 공유할 수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시장은 "이태원 사고 현장에 추모공간을 만드는 안이 유족들의 의사를 받아들여 진척 중"이라며 "서울시와 자치구가 절반씩 금액 함께 부담하는 안에 결재도 했다. 분명히 진척이 있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최근 발표한 '기후동행카드'에 대해서도 "송구스럽게 8년 동안 인상 없던 대중교통 요금을 최근 올렸다"며 "서민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에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진정한 의미의 서민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고, 승용차를 이용하는 분들이 대중교통으로 옮겨오면 생기는 탄소저감효과 등 여러 기대하는 효과들이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기후동행카드에 경기도와 인천의 참여 여부에 대해 "경기도와 인천과 협의를 완벽하게 마치고 시범사업을 시작하려 했다면 내년 상반기 시범사업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서울시 단독으로 시작하고 가급적 협의를 지속해 내년부터 시범사업에 경기도와 인천이 동행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또 시범사업을 앞둔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에 대해서는 "월 200만원 정도인데, 100만원 정도가 돼야 정책 효과가 좋겠다는 의견"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서울의 물가가 비싸서 월 100만원으로 (외국인 가사 도우미들이) 생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이들이 입주를 해 숙식비가 해결되면 월 이용료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중단된 세운지구 재개발 정책에 대해서도 "세운상가는 박원순 시장님 시절 계속 보존하는 쪽으로 정하는 바람에 그 전에 제가 세워둔 재건축 계획을 전부 원점으로 되돌린 바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새롭게 재정비 계획을 세웠는데 큰 장애가 있다. 전임 시장님 시절 1100억원을 들여서 공중 보행로를 만들어, 속된 표현으로 '대못질'을 해 놓고 나갔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이날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의 이전 논란과 관련해서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장점에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누구나 공훈이 있고 죄과(罪過)도 있는 것이 보편적인 만큼 (흉상) 위치를 이전하는 게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