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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이 돈 주고 밥 사먹으라고"…서울시 꿈나무카드 37%, 편의점 사용


입력 2023.10.20 05:04 수정 2023.10.20 10:35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총 결제금액 149억원 가운데 55억원 편의점서 사용…용산·중랑·동작구, 43%로 가장 많아

서울시 꿈나무카드 단가 '1식 8000원'…평균 식대 결제 금액 9633원, 한 끼 먹으려면 1만원 지출 시대

전문가 "저렴한 식당 찾기 어려워 편의점 찾는 것이면…양질의 음식 섭취기회 간접적 제한하는 것"

"아이들 식사에 금액적 제한 둔다는 것 자체가 현실에 맞지 않아…아이들 수 줄어든 만큼 예산 늘여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gettyimagesBank

서울시가 결식아동들의 끼니와 영양 결핍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공하고 있는 꿈나무카드가 고물가시대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해(4~9월) 서울시 결식아동의 꿈나무카드 편의점 사용비율은 37%에 달했다. '1식 8000원' 단가에 맞추기가 어려워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간편식을 찾는 것으로 일부 자치구에서는 편의점 사용 비율이 40%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 끼 식사가 1만원이 넘는 고물가시대인 만큼 현실에 맞게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일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시 꿈나무카드 이용자 현황'을 보면, 올해 4월~9월 결식아동 아동급식카드 총 결제 금액 149억원 중 55억원(37%)이 편의점에서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 별로 보면 용산구, 중랑구, 동작구가 4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도봉구(42%), 영등포구(41%), 관악구(40%), 동대문구(40%)가 뒤를 이었다.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한 자치구는 양천구와 서초구(30%)였다.


현재 서울시 꿈나무카드의 단가는 1식 8000원이다. 하루 이용 한도도 2만4000원이다.서초구와 종로구만 구비를 들여 단가를 1식 9000원으로 운영 중이다. 꿈나무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수는 10만여 개에 달하지만 단가가 물가 수준에 비해 낮다 보니 여전히 편의점 이용률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외식 물가는 턱없이 높아졌다. 푸드테크 기업 식권 '식신e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평균 식대 결제 금액은 9633원이다. 음식으로 보면 냉면은 1만577원, 삼계탕은 1만5923원이다. 사실상 점심 한 끼를 먹기 위해서 1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시대인 셈이다.


서울시 꿈나무카드 이용 현황ⓒ데일리안

사정이 이렇다 보니 꿈나무카드로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기엔 기준 금액이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하루 한두 끼를 식당에서 먹는다면 그날 나머지 끼니는 편의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외식 물가가 비싼 자치구의 경우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자체에 결식아동 급식 지원 재정을 보조하는 등의 방식으로 결식아동 급식 지원 예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경은 경희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8000원 짜리 음식을 찾기가 어려워 편의점 음식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양질의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를 간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식사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금액적 제한을 둔다는 것 자체가 현실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특히나 서울이라면 8000원으로 식사하는 것은 더 힘들 것 같다. 현실에 맞게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훈태 변호사(법률사무소 승소)는 "복지카드 금액이 조금씩 오르고 있긴 하나 물가가 너무 올라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며 “결식아동에 대한 정책상의 문제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물가 상승을 반영해 1끼 단가를 더 높이는 것이다. 아이들 수가 줄어든 만큼 예산을 늘리는 것"이라며 "두 번째 방안으로는 학교와 근처 식당이 협약을 맺는 것이 있다. 과거에도 많이 쓰였던 방법으로 아이들은 질 좋은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고 식당은 안정적 매출을 확보할 수 있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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