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점령 말고 민간인 피해 최소화” 주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한 가자지구 지상전 개시가 가까워졌음을 수차례 시사하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 동맹국은 이스라엘의 결정에 존중을 표하면서도 작전 착수 시 전략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1일 미국 CNN 방송과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국경 인근 지역에 다수 병력을 집결시키며 지상전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수만 명의 병력을 가자지구 접경에 집결시킨 채 무차별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날 이스라엘군에 가자지구를 곧 "안쪽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지상전 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개시할 경우 목표를 전략적이고 명확하게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CNN에 전했다. 특히 서방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를 장기간 점령하지 말고,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조언은 '그것을 하지 말라'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하마스를 추격할 그들의 권리를 전적으로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보고 단지 전술적 작전만이 아니라 전략을 가지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국제 인도법 안에서 행동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방의 이 같은 태도에는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상전이 해당 지역의 긴장을 더 고조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있다. 최근 가자지구 한 병원에서 폭발 참사가 발생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주변 중동 국가 곳곳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미국과 중동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무차별적인 지상전을 대규모로 벌일 경우 참사에 대한 불안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