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영화 ‘소년들’ 정지영 감독‧설경구,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진실’하게 들여다보다 [D:현장]


입력 2023.10.23 17:48 수정 2023.10.23 17:48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정지영 감독 “"삼례나라수퍼 재심 이후 사과? 의미 없어”

설경구 “분노했지만 나 또한 흘려보냈던 사건이지 않았나 싶었다”

1999년에 일어난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소년들’이 묵직한 메시지를 들고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소년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려 정지영 감독과 배우 설경구, 진경, 유준상, 허성태, 염혜란이 참석했다.


유준상, 염혜란, 정지영 감독, 설경구, 허성태ⓒ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삼례나라슈퍼 사건은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할머니를 살해한 후 현금 등을 털어 달아난 사건이다. 당시 잡힌 3명의 소년들은 징역형을 살았지만, 이후 진범이 잡혀 재심 후 무죄를 받았다. 이 사건은 경찰의 무리한 수사 등으로 비난을 받았다.


정 감독은 ‘그것이 알고싶다’ 등으로 이미 많이 알려진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든 이유에 대해 “많이 알려진 사건이다. (그러나) 이런 사건을 강 건너 불 보듯이 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한번 더 들여다 보자’고 생각했다”며 “삼례슈퍼 3인조 살인 사건에 대해서 재미로만, 보도를 통해서 보고 ‘불쌍하다’고만 생각한 건 아닌지, 우리도 그 소년들이 감옥을 가는데 묵시적으로 동의한 게 아닌가. 또 우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사건의 검사가 오심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정 감독은 “솔직히 그 사과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사과를 안했는데, 세월이 지나서 그 사과가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실화에 상상력이 더했다. 특히 설경구가 맡은 황준철 역은 약촌오거리 사건의 캐릭터를 빌려왔다. 이에 정 감독은 “나는 극적 장치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가.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다. ‘소년들’도 사실대로 가면, 황준철 반장이라는 사람은 없다. 한 사람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맞다 생각해서 다른 사건의 인물을 빌려와서 입혔다. 그렇다고 뼈대를 흐트러뜨리거나 왜곡하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황준철 경위 역을 맡은 설경구는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알고 있던 사건이었다. 분노했지만 나 또한 흘려보냈던 사건이지 않았나 싶었다”며 영화 참여 이유를 전했다. 이어 “정지영 감독이 미팅한 지 일주일 만에 대본을 보내셨다”며 “처음 ‘고발’이라는 제목으로 온 책(시나리오)을 봤는데 정리된 ‘강철중’이랄까. 그렇게 이해했다. 16~17년 후 황준철의 모습, 극 중 현재가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의 책임 형사인 최우성 역의 유준상은 촬영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고 말한 후 “악의 화신인 건 아니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이런 인물들이 어떤 명분을 가지고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표현하고 싶었다. 연기하다가 나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황준철 경위의 아내 김경미 역의 염혜란은 “내가 편하게 대학 생활을 하고 있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김경미라는 역할이 보시는 분들과 가장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요즘 ‘흥행요정’으로 불리는데 '소년들'도 흥행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소년들’은 11월 1일 개봉한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