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마약 사건 관련 협박당해…여실장에게 3억5000만원 뜯겼다"
여실장과 함께 이름 알 수 없는 인물도 공갈 혐의 고소
여실장 "나와 이선균 사이 의심한 인물로부터 협박당해…정확히 누구인지는 몰라"
경찰 "공갈사건 관련 정식 피의자 신문 아직 진행 안 해…여실장 주장 관련 내용 밝힐 수 없어"
배우 이선균 씨가 연루된 마약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흥업소 여성 실장이 이 씨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도 제삼자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30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구속된 유흥업소 실장 A씨는 이 씨가 공갈 혐의로 자신을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그로부터) 현금으로 3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A씨는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변호인에게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씨는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건 관련 협박을 당해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A씨를 고소했다. 이 씨는 A씨 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인물 B씨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 씨는 A씨가 B씨와 짜고 자신을 협박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본인도 SNS에서 접근한 B씨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입장이다.
A씨는 "나와 이 씨의 사이를 의심한 인물로부터 SNS를 통해 나도 협박을 당했다"며 "협박한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씨가 피해금으로 주장한 3억5000만원 가운데 나머지 5000만원은 자신이 받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A씨는 최근까지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이 씨뿐만 아니라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등 유명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 유흥업소는 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른바 '멤버십(회원제) 룸살롱'이다.
그는 평소 알던 의사로부터 공급받은 마약을 이 씨와 권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에게는 마약 투약 장소로 자신의 집을 제공하기도 했다.
A씨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으며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에도 간이 검사에서 많은 양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최근 A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일단 공갈 혐의는 빼고 마약 투약 혐의만 적용했다.
지난 28일 경찰에 출석해 간이 시약검사를 받은 이 씨는 공갈 사건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선임한 변호인에게 진술 권한 등을 모두 위임했다.
경찰은 이 씨 변호인을 공갈 사건의 고소인 자격으로 먼저 조사한 뒤 현재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 중인 A씨를 접견해 추가로 피의자 신문을 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 유흥주점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뿐만 아니라 이 씨와 권 씨 등 5명의 혐의를 포착해 형사 입건했다.
또 재벌가 3세를 비롯해 방송인 출신 작곡가와 가수 지망생 등 모두 5명도 마약 투약 의혹이 있다고 의심하고 입건 전 조사(내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시약 검사만 받고 귀가한 이 씨를 조사하기 위해 변호인과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며 이후 권 씨에게도 소환 통보를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갈 사건과 관련해 아직 정식으로 피의자 신문을 하지 않았다"며 "A씨 주장은 수사 중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